[한희원의 LPGA 실전레슨]오초아의 임팩트

  • 입력 2008년 3월 15일 02시 49분


한희원의 ‘내가 본 오초아’

국민에겐 ‘희망’ 동료에겐 ‘친구’ 경기장선 ‘여왕’

로레나 오초아(멕시코)가 올 시즌 처음 출전한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HSBC챔피언스에서 우승했다.

무엇보다 올 시즌 부활의 조짐을 보인 안니카 소렌스탐(스웨덴)을 무려 11타 차로 제쳤다는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두 선수 모두 정상 컨디션에서 첫 맞대결을 벌였기에 오초아로서는 진정한 1인자의 자리를 굳히는 계기가 됐다.

2003년 LPGA투어에 데뷔한 오초아는 착실하게 단계를 밟아 정상의 자리에 올라섰다. 신인 때 우승이 없었지만 지난해 8승이나 올린 것은 끊임없는 노력을 통해 자신감을 키운 결과다. 공격적이고 자신감 넘치는 플레이는 스스로를 ‘우승 후보’라고 최면을 거는 듯 거칠 것이 없어 보인다.

널리 알려졌듯이 오초아는 멕시코에서 영웅 대접을 받는다. 예전에 박세리 프로가 국내에서 큰 인기를 얻으며 외환위기로 시름하던 국민에게 희망을 줬던 것과 같이 멕시코를 대표하는 하나의 아이콘으로 떠올랐다. LPGA투어에서는 ‘오초아가 멕시코 대통령과 원하는 시간에 만날 수 있다’는 소문이 돌 정도다. 사실 여부를 떠나 그 정도로 ‘거물’로 떠올랐다는 사실은 쉽게 짐작할 수 있다.

14일 개막한 마스터카드 챔피언십을 비롯해 LPGA투어에서는 3개의 멕시코 대회가 벌어지는데 이 모든 것이 오초아의 영향력 때문이다. 이 가운데 하나는 오초아가 직접 호스트까지 맡아 대회를 개최하고 있다.

대회 때 오초아를 보면 그가 왜 영웅으로 불리며 멕시코 국민의 사랑을 받는지 쉽게 알 수 있다. 멕시코에서 초등학교를 세 곳이나 개교했고 자국 주니어 선수 육성에 지원을 아끼지 않는다는 사실 등 겉으로 드러나는 활동만으로 오초아가 칭송받는 건 아니다. 오초아는 미국에서 멕시코 사람을 보면 그냥 지나치는 법이 없다.

특히 골프장에서 청소, 풀 깎기 등 허드렛일을 하는 멕시코인이 많은데 그들을 보면 꼭 먼저 다가가서 인사를 건네고 돌아온다.

선수들에게 격의 없는 태도를 보이는 점도 오초아를 돋보이게 한다. 연습 라운드 때 스스럼없이 다가와 ‘같이 플레이 할 수 있느냐’고 먼저 청하는 일은 드문 일이 아니다. 나 역시 가끔씩 연습 라운드 때 동반자가 되는 편이다. 2006년 US여자오픈 연습라운드 때에도 같이 했는데 자칫 예민해지기 쉬운 큰 대회에서도 선뜻 라운드에 나설 수 있다는 사실에서 오초아의 인간적인 면모를 엿볼 수 있다.

LPGA투어의 어느 대회장에 가도 태극기를 쉽게 볼 수 있는 것처럼 이젠 멕시코 국기를 보는 일이 흔해졌다. 오초아는 어느새 멕시코를 뛰어넘어 월드 스타로 발돋움한 것 같다.

<멕시코시티에서>

다운스윙할때 머리 뒤로 밀듯이 스윙

실제론 머리 고정 효과… 비거리 향상

로레나 오초아의 스윙을 보면 정말 강력하고 공격적인 샷을 하고 있음을 느낄 수 있다.

오초아는 안니카 소렌스탐처럼 부드러운 스윙을 구사하는 스타일은 아니다. 백스윙에서 천천히 힘을 모으고 그 힘을 한순간에 임팩트에 쏟아 붓는 ‘하드 히터(Hard Hitter)’이다. 거칠 것 없어 보이는 공격적인 태도는 바로 오초아의 강력한 스윙에서 비롯된다.

그의 스윙을 잘 살펴보면 대부분의 하드 히터들이 그러하듯 백스윙 톱에서 임팩트에 이르는 동작까지 머리의 위치가 단단히 고정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고정되다 못해 머리가 뒤쪽으로 움직이는 듯한 정도이다. 다운스윙을 하면서 머리가 스윙의 진행 방향으로 나가면 흔들리는 결과를 낳게 되어 힘을 모을 수 없다. 강력한 샷과는 거리가 먼 아마추어들은 대부분 다운스윙 때 머리가 스윙의 진행 방향으로 같이 움직이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때는 사진처럼 백스윙 톱에서 다운스윙으로 전환할 때 머리를 살짝 뒤쪽으로 미는 느낌으로 스윙할 것을 권한다. 스윙을 하는 동안에는 힘이 목표 방향으로 움직인다. 따라서 머리가 뒤로 움직인다 하더라도 실제로는 머리의 위치가 단단히 고정되는 것이다. 이 느낌으로 스윙을 하다 보면 확실히 자신의 임팩트가 강해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또 예전에 비해 비거리도 향상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멕시코시티에서>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