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가족 피살사건’의 강력한 용의자로 공개수배를 받다가 지난 10일 결국 자살을 택한 이호성(41)의 유서 내용이 공개됐다.
홍성삼 마포경찰서장은 11일 서울 마포경찰서에서 가진 ‘일가족 피살사건’에 대한 브리핑에서 “이호성이 자살직전 친형과 광주시 야구협회장에게 두 통의 편지를 각각 전달했다”고 밝혔다.
홍 서장은 “우선 친형에게 전달한 편지에는 곽모 씨와의 어음 등 과거 거래 문제와 어머니, 형, 아내, 아들 등에 대한 배려와 미안함, 특히 아들을 잘 챙겨주라는 부탁이 적혀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광주시 야구협회장에게 전달해 달라는 편지에는 “야구협회장이 된 것을 축하하고 옛 시절이 행복했다. 하늘나라로 먼저 가 있겠다”는 다분히 자살을 암시하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고 덧붙였다.
이날 브리핑이 최종 수사 결과 발표가 아님을 밝힌 홍 서장은 이호성의 부검 결과에 대해 “지난 10일 15시경 반포대교와 한남대교 중간 400m 지점에서 발견된 이호성의 시신을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 의뢰, 부검을 실시한 결과 익사로 1차 소견이 나왔다”고 설명했다.
김모씨 등 일가족 4명의 시신에 대한 부검 소견에 관해서는 “김모씨는 후두부 함몰골절이며 나머지는 현재 부검중”이라고 말했다.
홍 서장은 피해자 김모 씨의 계좌 압수수색 집행결과에 대해서도 입을 열었다. “지난 2월 15일 피해자 김모 씨가 하나은행 서강지점에서 자신의 정기예금 1억7000만원을 현금으로 인출했고, 자신의 승용차 조수석에 승차해 5개의 시중은행에 3000~3500만원씩 분산 예치한 사실을 확인했다”는 것.
홍 서장은 마지막으로 “일가족이 거주했던 아파트 현관의 CCTV와 주차장내 CCTV의 인물의 동일성 여부에 대해서는 정밀판독을 통해 공범 유무를 심층 수사할 것”이라고 향후 수사계획을 밝혔다.
한편 이날 홍 서장은 그동안 세간에 알려진 내용들만 브리핑했을 뿐 아직 풀리지 않고 있는 의혹들에 대한 속시원한 답변을 내놓지 못했다.
이에따라 경찰의 허술한 수사가 다시 한번 도마위에 오를 것으로 보여 또 다른 파장이 예상된다.
스포츠동아 김진회 기자 manu3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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