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저리그 사무국은 6일 인터넷 홈페이지를 통해 다저스 스프링 캠프에 초청선수 자격으로 참가 중인 박찬호가 15, 16일 이틀간 열리는 중국 친선 경기의 개막전 선발로 내정됐다고 밝혔다. 박찬호는 15일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의 첫 경기에 선발로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원정 명단에는 대만 출신 궈훙즈와 후진룽이 포함됐지만 브래드 페니 등 다저스의 1∼4선발은 모두 빠졌다.
박찬호는 “중국에서 선발로 등판해 기쁘다. 다만 긴 여정이 5선발 진입 경쟁에 방해가 안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중국 원정길이 달갑지는 않지만 전화위복이 될 수도 있다. 미국 전역에 생중계될 예정인 이 경기에서 선발로 호투할 경우 조 토레 감독과 미국 팬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심어 줄 수 있다.
구위가 살아나고 있는 것도 기대를 갖게 한다.
박찬호는 6일 뉴욕 메츠와의 시범 경기에 두 번째 투수로 등판해 2이닝 동안 삼진 3개를 솎아내며 1안타 1볼넷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시범 경기 첫 출격이었던 3일 메츠전에서 2이닝 1안타 무실점으로 상대 타선을 잠재운 데 이은 두 번째 호투.
박찬호는 4회 마운드에 올라 안타와 볼넷을 내주며 1사 1, 2루의 위기를 맞았지만 연속 삼진을 잡아내며 위기를 넘겼다. 5회 첫 타자도 삼진으로 돌려 세워 3타자 연속 삼진을 기록했다. 나머지 두 타자는 범타 처리. 최고 구속은 시속 148km로 첫 시범 경기 때(150km)와 비슷했다.
전형적인 ‘슬로 스타터’인 박찬호의 최근 활약은 다소 의외다. 그는 매년 시범 경기나 시즌 초반에는 출발이 시원치 않았다. 하지만 올해는 선수 생활 마지막이라는 배수의 진을 치고 컨디션을 빨리 끌어올린 게 최근 시범 경기 호투로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 박찬호는 “운동을 빨리 시작해 좀 피곤하다”고 말하기도 했다.
체인지업과 패스트볼도 경기를 거듭하며 살아나 빠른 직구에 힘을 보탰다. 메이저리그 14년 경력의 노하우도 위기에서 빛을 발해 박찬호의 메이저리그 재입성 가능성은 높아지고 있다.
황인찬 기자 hic@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