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시속 148㎞… 찬호 살아나나

  • 입력 2008년 3월 7일 02시 46분


LA 다저스 박찬호(35)가 중국 베이징에서 열리는 미국프로야구 시범 경기의 선발로 낙점됐다.

메이저리그 사무국은 6일 인터넷 홈페이지를 통해 다저스 스프링 캠프에 초청선수 자격으로 참가 중인 박찬호가 15, 16일 이틀간 열리는 중국 친선 경기의 개막전 선발로 내정됐다고 밝혔다. 박찬호는 15일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의 첫 경기에 선발로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원정 명단에는 대만 출신 궈훙즈와 후진룽이 포함됐지만 브래드 페니 등 다저스의 1∼4선발은 모두 빠졌다.

박찬호는 “중국에서 선발로 등판해 기쁘다. 다만 긴 여정이 5선발 진입 경쟁에 방해가 안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중국 원정길이 달갑지는 않지만 전화위복이 될 수도 있다. 미국 전역에 생중계될 예정인 이 경기에서 선발로 호투할 경우 조 토레 감독과 미국 팬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심어 줄 수 있다.

구위가 살아나고 있는 것도 기대를 갖게 한다.

박찬호는 6일 뉴욕 메츠와의 시범 경기에 두 번째 투수로 등판해 2이닝 동안 삼진 3개를 솎아내며 1안타 1볼넷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시범 경기 첫 출격이었던 3일 메츠전에서 2이닝 1안타 무실점으로 상대 타선을 잠재운 데 이은 두 번째 호투.

박찬호는 4회 마운드에 올라 안타와 볼넷을 내주며 1사 1, 2루의 위기를 맞았지만 연속 삼진을 잡아내며 위기를 넘겼다. 5회 첫 타자도 삼진으로 돌려 세워 3타자 연속 삼진을 기록했다. 나머지 두 타자는 범타 처리. 최고 구속은 시속 148km로 첫 시범 경기 때(150km)와 비슷했다.

전형적인 ‘슬로 스타터’인 박찬호의 최근 활약은 다소 의외다. 그는 매년 시범 경기나 시즌 초반에는 출발이 시원치 않았다. 하지만 올해는 선수 생활 마지막이라는 배수의 진을 치고 컨디션을 빨리 끌어올린 게 최근 시범 경기 호투로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 박찬호는 “운동을 빨리 시작해 좀 피곤하다”고 말하기도 했다.

체인지업과 패스트볼도 경기를 거듭하며 살아나 빠른 직구에 힘을 보탰다. 메이저리그 14년 경력의 노하우도 위기에서 빛을 발해 박찬호의 메이저리그 재입성 가능성은 높아지고 있다.

황인찬 기자 hi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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