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지애-박태환-김연아, 한국 스포츠 ‘빅 3’

  • 입력 2007년 12월 17일 17시 0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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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명의 어린 선수가 한국스포츠를 평정하며 ‘빅 3’시대를 열어 가고 있다.

IMF 시대의 영웅이었던 박찬호-박세리와 2000년대 스타 박지성-이승엽을 능가할만한 강력한 스포츠스타라인이 탄생했다. 주인공은 신지애(19.하이마트), 박태환(18.경기고), 김연아(17.군포수리고).

아직 만 20살이 되지 않았지만 3명의 선수는 걸출한 기량으로 한국은 물론, 세계 무대에서도 놀라운 성적을 기록하고 있다. 프로야구, 프로축구, 프로농구에 투자와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상황에서, 비인기 종목의 설움을 딛고 탄생한 스타들이기 때문에 이들의 활약상은 더욱 눈부시다.

●LPGA 정복도 머지 않았다…‘미소천사’ 신지애

3명의 선수 중 가장 나이가 많은 신지애는 대회에 출전할 때마다 새로운 골프사를 만들어 가고 있다. 주축 선수들의 LPGA 진출로 어려움을 겪었던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도 신지애가 등장하면서 인기가 부활했다.

2006년 신인왕, 다승왕 등 5관왕에 오르며 박세리-김미현을 이을 ‘대형루키’로 각광 받은 신지애는 2007시즌 18개 대회에 출전해 9승을 기록하는 괴력을 발휘했다. 9승은 KLPGA 투어 한 시즌 최다승. 통산 상금에서도 정일미가 갖고 있던 8억 8600만원을 두 시즌만에 갈아치우며 10억원을 돌파했다.

또 KLPGA 투어 소속이기 때문에 LPGA투어에 출전할 기회가 많지 않았음에도 불구, 여러 차례 톱 10에 들며 세계랭킹 8위에 올라 있다. 8위는 LPGA 투어에서 활약하고 있는 한국선수들 중 가장 높은 랭킹.

신지애는 지난 주 열린 2008시즌 개막전 차이나레이디스오픈에서도 정상에 올라 2008년에도 변함 없는 활약을 예고했다.

지은희, 안선주, 조영란 등 많은 선수들이 신지애의 독주를 막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우승승률 50%를 넘는 신지애의 우승행진을 막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한국 수영 사상 첫 올림픽 금 도전…’수영천재’ 박태환

박세리-박세리-박지성을 잇는 또 하나의 ‘朴씨’ 스포츠스타 박태환의 활약은 더욱 돋보인다. 박태환은 지난해 11월부터 1년 동안 한국(전국체전)-아시아(카타르 아시안게임)-세계(세계선수권, 경영월드컵) 무대를 모두 석권하며 수영 불모지 한국에 ‘수영 열풍’을 일으켰다.

특히 지난 3월 호주에서 열린 세계선수권대회 남자 자유형 400m에서 해켓을 누르고 우승을 차지, 한국수영에 처음으로 세계선수권대회 금메달을 안기는 기염을 토했다.

박태환은 가을에 펼쳐졌던 경영월드컵에서도 3개 대회 연속 3관왕을 차지하며 일약 세계적인 수영스타로 발돋움했다.

대회를 치를 때마다 엄청난 결과물을 쏟아 내는 박태환은 2007년 각 언론사 및 기업, 기관 등이 조사한 ‘2007년 최고의 히트상품’에 빠지지 않고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자고 나면 성장한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박태환은 2008년 베이징올림픽에서도 한국수영에 사상 첫 금메달을 선물해줄 것으로 큰 기대를 모으고 있다.

●세계적인 피겨스타…‘요정’ 김연아

‘피겨요정’ 김연아의 가치는 상상을 초월한다. 여자 피겨스케이트 싱글은 여자체조 개인전과 함께 가장 많은 조명을 받는 스포츠종목. 두 종목에서 최고에 오르는 선수는 부와 명예를 얻게 되며 단숨에 세계적인 스포츠스타가 된다.

여기에 외모까지 뒷받침된다면 카트리나 비트나 미셀 콴과 같은 인기를 누릴 수 있으며, 자연스럽게 외교홍보대사로 활동할 수도 있다. 귀여운 외모와 훌륭한 신체조건에 영리함까지 갖춘 김연아이기 때문에 경기 외적인 면에서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

김연아는 경기력에서도 흠 잡을 곳이 없다. 김연아의 가치를 측정할 수 없는 이유도 어린 나이에 이미 세계최정상급 기량을 갖추고 있기 때문. 김연아는 세계에서 가장 뛰어난 선수들이 경기를 펼치는 그랑프리 파이널에서 2년 연속 우승을 차지하며 새로운 ‘피겨여왕’으로 자리매김했다. 머지 않아 꿈에 그리던 세계랭킹 1위 자리를 뺏을 수 있을 전망이다.

또 아직 고등학교 2학년이기 때문에 성장가능성이 무궁무진하고 다른 선수들이 따라올 수 없는 엄청난 점프연기를 할 수 있어 부상만 당하지 않는다면 세계선수권대회와 동계올림픽에서도 금메달을 목에 걸 수 있을 것이다.

앞에서도 언급했듯이 이들은 어린 나이에 세계정상급 수준에 도달했다.

어린 나이에 부와 명성을 쌓고 자기관리실패로 사라진 선수들이 수없이 많았지만, 이는 철저한 자기관리로 잘 알려진 신지애-박태환-김연아와는 무관한 일이다.

지금처럼 배우고 즐기는 마음가짐으로 열심히 훈련한다면 한국 스포츠의 빅 3’를 넘어 세계스포츠의 ‘빅 3’로 우뚝 설 수 있을 것이다.

LPGA 메이저대회 우승트로피를 들고 있는 신지애, 올림픽 수영 자유형 2관왕에 빛나는 박태환, 동계올림픽 피겨 여자 싱글 우승 후 환한 웃음을 짓고 있는 김연아의 모습을 볼 수 있는 날이 머지 않았다.

[사진설명=한국 스포츠를 이끌고 있는 빅 3. 왼쪽부터 한국여자골프의 간판스타 신지애(제공 : KLPGA), 수영세계권대회 우승자 박태환(동아일보 자료사진), 피겨 그랑프리 파이널 챔피언 김연아(스포츠동아)]

스포츠동아 임동훈 기자 arod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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