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오후 대회가 열리는 남코스(파72·7544야드)에서 같이 연습 라운드를 하기로 한 청각장애 골퍼 이승만(27·테일러메이드·사진)이 기다리고 있어서였다.
최경주는 클럽하우스에서 이승만과 지난해 5월 SK텔레콤오픈 이후 1년 5개월 만에 반갑게 재회한 뒤 “올해 첫 승을 올린 것을 정말 축하한다”고 어깨를 두드려 주고 김치전골 메뉴로 점심을 함께 먹었다. 이승만이 6월 아시아투어에서 우승했을 때 최경주는 e메일로 축하 메시지를 전달하기도 했다.
이날 연습 라운드에서 다정하게 코스를 분석한 이들은 11일 개막되는 이번 대회 1, 2라운드에서도 같은 조로 묶여 ‘괴물 신인’ 김경태(신한은행)와 우정 어린 대결을 벌이게 됐다. 조 편성 역시 최경주의 주문이 반영됐다는 후문.
이번 대회를 시작으로 최경주와 이승만은 싱가포르오픈-HSBC챔피언스-홍콩오픈까지 4개 대회 연속 동반 출전한다. 비록 말을 할 수는 없어도 든든한 ‘형님’과의 동행이기에 이승만의 마음은 든든하기만 하다.
한편 이 대회는 올 시즌 미국프로골프(PGA)투어에서 2승을 올리며 최고 전성기를 누리고 있는 최경주를 비롯해 ‘8자 스윙’으로 유명한 세계 랭킹 3위 짐 퓨릭(미국)도 초청 선수로 출전한다. PGA 통산 13승을 거둔 퓨릭은 “난 비거리에서는 100위 밖이지만 정확성을 앞세우는 선수다. 친한 최경주와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싶다”고 말했다.
총상금 7억 원에 우승 상금 1억5000만 원이 걸려 있어 김경태와 지난해 상금왕 강경남(삼화저축은행) 등 국내 스타들의 상금왕 경쟁도 뜨거울 것으로 전망된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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