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외로 가늘고 고운 손마디였다. 그러나 세계 정복을 꿈꾸는 주먹이다.
아마복싱계의 스타 이옥성(26·보은군청)이 돌아왔다.
제88회 전국체육대회 복싱경기가 열리고 있는 광주고교 체육관. 이옥성은 복싱 일반부 51kg급에서 상대 선수의 기권으로 1회전을 통과한 뒤 10일 열리는 2회전을 기다리고 있다. 그는 2005 세계복싱선수권대회에서 한국에 19년 만의 금메달을 안기며 주목받았지만 이후 부진을 겪었다. 지난해 도하 아시아경기에서는 중국의 양보에게 패해 노메달에 그쳤고 올해 초 국가대표 선발전에도 불참했다. 이번 전국체전은 거의 1년 만의 복귀 무대인 셈이다.
서원대 교육대학원에 재학 중인 그는 이 기간에 석사논문을 준비하면서 몸도 다시 만들었다.
“17년간 복싱을 해 왔지만 이번처럼 체중 조절을 잘한 적도 없다”고 할 만큼 의욕이 넘쳤다. 전국체전에서 금메달을 따며 재도약한 후 12월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우승하겠다는 계획이다. 그 뒤에는 2008 베이징 올림픽이 기다리고 있다.
“올림픽 무대는 못 밟아 봐서 꼭 출전해 보고 싶습니다.”
그러나 그의 올림픽 출전은 불투명하다. 그에게서 번번이 올림픽 출전권을 빼앗아 갔던 ‘평생의 라이벌’ 김기석(27)의 10월 말 세계선수권대회 결과를 봐야 한다. 김기석이 8강에 들면 그는 또다시 올림픽에 나가지 못하게 된다. 그러나 김기석이 8강에 들지 못할 경우 12월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김기성과 ‘빅뱅’을 벌이게 된다.
광주=이원홍 기자 bluesk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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