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대문 시대’ 마감한 황금사자기

  • 입력 2007년 7월 5일 16시 5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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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5일 열린 제 61회 황금사자기 전국고교야구대회 천안북일고와 장충고의 결승전은 동대문야구장에서 열리는 황금사자기 마지막 경기였다. 동대문야구장이 서울시의 계획에 따라 오는 11월 철거될 예정이기 때문이다.

한국야구의 메카였던 동대문야구장과 61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황금사자기는 각별한 관계였다. 1947년 1회 대회 이후 황금사자기의 주무대는 늘 동대문야구장이었다. 긴 역사만큼이나 숱한 명승부와 스타들이 동대문야구장과 황금사자기를 통해 배출됐다.

5일 결승전은 황금사자기의 ‘동대문 시대’를 마감하는 큰 의미를 가진 경기였다. 결과는 장충고의 3-0 승리. 장충고는 2방의 홈런을 앞세워 2연패에 성공했다. 장충고가 황금사자기 동대문 역사의 대미를 장식한 것이다.

이날 승리의 주역들도 남다른 감회를 피력했다. 대회 MVP를 수상한 최원제는 “동대문야구장 마지막 황금사자기 MVP로 역사에 남게 되어 매우 영광.”이라고 말했고 장충고의 유영준 감독 역시 “우승을 하게 되어 기분은 좋지만 동대문야구장에서 다시 황금사자기 무대를 밟을 수 없어 섭섭하기도 하다. ”는 심경을 밝혔다.

이날 동대문에서의 마지막 황금사자기 결승전을 생중계한 이용철 KBS 해설위원도 아쉬운 감정을 그대로 드러냈다. 방송 중계가 끝난 후에도 한 동안 야구장을 물끄러미 바라보던 이용철 위원은 “많은 희로애락을 가진 이 곳에서 더 이상 황금사자기 대회가 열릴 수 없다는 사실에 가슴이 뭉클하고 아쉽다.”며 “그러나 대체 야구장이 지어질 예정이니 야구팬들은 실망하지 않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올해 말이면 동대문야구장은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진다. 그러나 이곳에서 펼쳐졌던 뜨거웠던 황금사자기 명승부들은 오래도록 야구팬들의 가슴 속에 살아 숨쉴 것이다.

정진구 스포츠동아 기자 jingoo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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