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F‘기사회생 쇼’… 1승 3패 벼랑끝서 2연승

  • 입력 2007년 4월 30일 03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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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차전도 날자” KTF의 주전 가드 신기성(오른쪽)이 온몸을 던져 모비스 가드 양동근의 슛을 막아내려 하고 있다. 신기성은 이날 능숙한 경기 운영으로 팀 승리를 이끌었다. 울산=연합뉴스
“7차전도 날자” KTF의 주전 가드 신기성(오른쪽)이 온몸을 던져 모비스 가드 양동근의 슛을 막아내려 하고 있다. 신기성은 이날 능숙한 경기 운영으로 팀 승리를 이끌었다. 울산=연합뉴스
경기장은 마치 사우나처럼 뜨거운 열기를 뿜어 댔다.

입석 관중 1371명을 포함해 7214명의 팬이 몰려든 체육관은 발 디딜 틈조차 없었다.

붉은색 플래카드를 흔든 모비스 응원단과 오렌지색 풍선을 흔든 KTF 원정 팬들은 경기 내내 쉴 새 없이 구호를 외치고 노래를 불렀다.

한껏 달아오른 분위기 속에서 우승 트로피의 주인공은 결국 최종 7차전에서야 가려지게 됐다.

KTF는 29일 울산 동천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농구 챔피언 결정(7전 4선승제) 6차전에서 신기성(16득점, 6리바운드, 5어시스트)과 애런 맥기(23득점, 6리바운드, 5어시스트)의 활약을 앞세워 74-66으로 이겼다.

1승 3패로 벼랑 끝까지 밀렸던 KTF는 홈 5차전과 원정 6차전을 잇달아 잡으며 기어이 3승 3패로 동률을 이뤘다. 1승 3패였다가 승부를 7차전까지 끌고 간 경우는 KTF가 사상 처음이다. 정규리그에서도 양 팀은 3승 3패로 팽팽히 맞섰다.

신기성은 노련한 경기 운영으로 공격과 수비를 조율한 뒤 “종착역까지 온 만큼 꼭 이기고 싶다. 지난해 우리 팀이 미국 전지훈련을 갔을 때 교통사고로 유명을 달리한 팀 후배 조성민의 부모님 영전에 꼭 우승컵을 바치자고 선수들과 약속했다”고 말했다.

심판에 대한 지나친 항의로 번번이 경기를 망치곤 했던 맥기는 4쿼터 11점을 올렸고, 허리 부상으로 5차전에서 빠졌던 KTF 송영진은 13점을 넣는 투혼을 보였다.

반면 모비스는 5월 4일 결혼을 앞두고 약혼녀인 김정미 씨가 챔프전 들어 처음으로 직접 응원을 온 양동근이 신기성, 조성민, 김희선의 밀착 마크로 2, 3쿼터 무득점에 그치며 9점으로 묶인 게 패인 중 하나.

양 팀의 운명을 가를 7차전은 5월 1일 울산에서 벌어진다.

3쿼터까지 6차례 동점을 거듭하던 KTF는 1점 뒤진 4쿼터 중반 필립 리치와 맥기, 송영진을 앞세워 6점을 내리 뽑으며 승기를 잡았다. 이어 맥기가 종료 1분 59초 전 24초 공격제한시간을 2초 남기고 코트 정면에서 3점슛을 터뜨린 뒤 신기성의 점프슛으로 종료 1분 29초 전 72-61까지 달아났다.

▽챔피언결정전 6차전
1Q2Q3Q4Q합계
K T F(3승 3패)1425132274
모비스(3승 3패)1618151766

울산=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이승건 기자 why@donga.com

▼ 양팀 감독의 말▼

▽KTF 추일승 감독=체력적으로 두 팀 모두 힘든 경기였다. 그래서 챔피언결정전다운 고급스러운 경기는 보여주지 못했다. 조성민의 교체 선수로 나온 김희선과 허리 부상에도 불구하고 출장한 송영진이 열심히 뛴 게 다른 선수들의 투혼을 자극한 것 같다. 애런 맥기와 필립 리치가 가끔 흥분하지만 경기를 망칠 정도는 아니다. 리바운드에서 앞선 것도 승리의 한 요인이다. 모비스 양동근을 3명(신기성 김희선 조성민)이 번갈아 잘 막은 것도 큰 도움이 됐다. 이전 경기들처럼 7차전도 정신력으로 승부를 걸겠다.

▽모비스 유재학 감독=경기가 너무 안 풀려 답답하고 속이 탄다고 얘기할 정도를 넘었다. 경기를 주도하는 가드 양동근의 플레이가 안 좋아 다른 선수들이 영향을 많이 받았다고 본다. 6차전까지 오면서 양동근도 많이 지쳤다. 움직임이 지난 경기와 다르다. 다른 선수들도 지쳤다. KTF의 맥기에게 버저비터를 2개나 허용한 걸 보면 크리스 버지스도 지친 것 같다. 선수들이 가만히 서서 패스를 받는 게 습관이 돼서 빠르게 움직이는 KTF에는 통하지 않는다. 이제 되레 쫓기는 입장이다. 심리적인 극복이 중요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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