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으로 인해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용기와 희망을 다시 얻었습니다. 정말 고맙습니다.’
우리 나이로 38세의 노장 이봉주가 18일 막판 기적 같은 역전 레이스로 2007 서울국제마라톤대회 겸 제78회 동아마라톤대회 우승을 차지하자 사이버 세계도 온 종일 감동의 물결로 들썩였다.
이봉주의 미니홈피에는 이날 밤 12시까지 1000건이 넘는 축하 글이 올라왔다.
‘눈물이 나고 정말 온몸에 전율이 오네요. 삶의 기쁨이 이런 게 아닐까 합니다.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죠. 봉주 씨가 보여 주신 그 한국인의 감동은 하나의 역사가 되겠죠. 감사드립니다.’
‘설마 설마 했는데…끝에 눈물 나올 뻔했습니다.’
이봉주의 레이스를 지켜보며 힘과 용기를 얻었다는 글도 많았다.
‘꼭 1등 해야 한다는 부담감을 잊으시고 항상 최선을 다하는 모습만 보여 주세요. 그럼 그걸로 된 겁니다. 저는 공무원(시험) 준비를 하고 있는데 오늘 봉주 형님 뛰는 거 보고 자신감이 생겼어요.’
‘체육고 다니면서 운동도 많이 하기 싫고 접고 싶었는데 오늘 레이스를 지켜보면서 정말 나 자신이 부끄러웠습니다. 자랑스럽습니다.’
‘아버지가 50세입니다. 꿈이 3시간 반(이내 완주)인데 포기하시려다가 이봉주 선수를 보고 뛰셨다고 합니다.’
*이봉주 결승선 통과장면
이 밖에 자신의 전화번호를 남기며 꼭 연락해 달라는 초등학생부터 2008년 베이징 올림픽 마라톤에서도 우승해 달라는 글까지 격려와 소망을 담은 글이 넘쳐났다. 네이버 등 인터넷 포털사이트에서도 ‘이봉주’는 우승 소식과 함께 단숨에 인기 검색어 1위에 오른 후 종일 상위권을 달렸다.
이봉주의 우승이 이처럼 이날 사이버 세계를 강타하며 국민의 마음을 움직인 이유는 한 누리꾼의 글로 압축된다.
‘1등도 1등이지만…, 예나 지금이나 변치 않고 여전히 그 자리에서, 열심히 해주시는 이봉주 선수의 모습이 정말 아름답네요.’
배극인 기자 bae215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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