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언론, “공 한 개 때문에 박찬호 입지 불안”

  • 입력 2007년 3월 14일 10시 3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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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 한 개를 잘못 던졌다.”

뉴욕의 지역신문 뉴스데이는 14일(이하 한국시간) 박찬호(34. 뉴욕 메츠)가 공 한 개를 잘못 던져 메츠 선발로테이션 진입에 적신호가 켜졌다고 보도했다.

박찬호는 지난 13일 워싱턴과의 시범 경기에서 3.1이닝 동안 5피안타 4실점으로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뉴스데이가 지적한 잘못 던진 공 1개란 3회 2사 주자 3루에서 크리스 스넬링에게 내준 몸에 맞는 공. 당시 2스트라이크 2볼로 볼카운트역시 유리한 상황에서 스넬링을 진루시킨 게 화근이 됐고 결국 후속타자 라이언 짐머맨에게 1타점 2루타를 맞았다. 스넬링만 잘 잡았더라면 3이닝을 무실점으로 넘기고 4회에도 안정을 찾을 수 있었을 것이다.

박찬호 역시 경기 후 인터뷰에서 스넬링을 몸에 맞는 공으로 내보낸 것에 대해 “그 공만 잘 던졌더라면 짐머맨까지 타순이 돌아가지 않았을 것.”이라며 진한 아쉬움을 드러내기도 했다.

결국 이 공 한 개는 박찬호의 선발 진입에 큰 악재로 작용하게 됐다. 박찬호에게 호의적인 시선을 보내왔던 윌리 랜돌프 감독도 “박찬호의 제구력이 변덕스럽다. 다음 등판을 지켜볼 것.”이라고 말했다. 분명한 경고성 발언이다.

아울러 뉴스데이는 탐 글래빈, 올랜도 에르난데스, 존 메인, 올리버 페레즈에 이어 유력한 5선발 후보였던 박찬호가 마이크 펠프리와 치열한 경합이 불가피해졌다고 전망했다.

메츠의 유망주 펠프리는 두 차례 나온 시범경기에서 5이닝 동안 4피안타 무자책점(비자책 2점)으로 방어율 제로를 기록하는 발군의 실력을 과시 중이다. 두 경기 방어율 7.11의 박찬호와 극명한 대조를 이루고 있다. 15일 디트로이트와의 시범경기 등판이 예정되어 있는 펠프리는 이 경기에서도 좋은 모습을 보일 경우 박찬호를 제치고 5선발 후보 중 선두 주자로 부상할 가능성이 높다.

펠프리 외에도 좌완이며 지난 해 선발 경험이 있는 제이슨 바르가스도 시범경기에서 2경기 5이닝 동안 4피안타 1비자책점으로 역시 0.00의 방어율을 찍고 있어 박찬호의 마음을 조급하게 만들고 있다.

랜돌프 감독은 박찬호의 부진으로 더욱 혼미해진 5선발 경쟁에 대해 “시즌 전까지 정확한 평가를 내릴 것.”이라며 신중히 결정하겠다는 입장을 나타내고 있다.

이제 박찬호에게 앞으로 한 경기, 한 경기는 전쟁인 셈이다.

정진구 스포츠동아 기자 jingoo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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