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라이온즈, ‘선발 불안...그래도 막강전력’

  • 입력 2007년 3월 9일 16시 3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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괌에 이어 오키나와에서 막바지 훈련에 땀을 쏟고 있는 삼성 라이온즈는 8개 구단 중 가장 먼저 전지훈련을 떠났고 가장 늦은 오는 11일 귀국길에 오른다.

2005년과 2006년, 2년 연속으로 한국시리즈 정상에 오른 삼성은 알찬 전지훈련으로 3연패의 위업에 도전한다.

물론 3연패를 하기에 손색없는 전력이다. 홀드왕 권오준- 마무리왕 오승환으로 이어지는 KO라인, 초호화 타선에 두터운 백업 멤버까지, 올 시즌 역시 삼성은 우승 1순위 후보임에 틀림없다. 한화, SK 등과 경쟁을 하겠지만 2년 연속 정상에 오른 노하우도 무시 못 한다.

지난 해 삼성은 무기력한 타선으로 고민이 많았다. 양준혁은 꾸준했지만 심정수, 김한수 등이 뒤를 받치지 못했기 때문이다. 한국시리즈에서도 방망이가 침묵하는 바람에 쉽게 이길 수 있는 경기를 힘들게 끌고 가야 했다.

결국 천신만고 끝에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하긴 했지만 선동렬 감독은 우승 후 야수들의 세대교체를 선언하며 답답한 공격력에 메스를 들이대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그러나 전지훈련을 통해 보니 문제는 공격력이 아니라 선발진에 있었다.

배영수가 팔꿈치 수술로 일찌감치 올 시즌을 접으면서 공백이 생겼다. 지난 해 12승을 거둔 팀 하리칼라를 포기하면서 데려온 장신투수 크리스 윌슨은 야쿠르트, 요코하마 등 일본 팀과의 두 차례 연습경기에서 6이닝 6실점 평균자책점 9.00로 영 신통치 않다. LG로 이적한 하리칼라가 현재 쾌조의 컨디션을 보여주고 있는 점을 감안할 때 삼성의 선택이 불안해 보인다.

어쨌든 용병 듀오인 크리스 윌슨과 제이미 브라운에게 ‘원투펀치’를 맡긴다 하더라도 나이가 많은 전병호, 군대 문제로 전훈에서 제외된 임동규, 그리고 군에서 막 돌아온 윤성환 등으로 구성될 선발진은 지난 해 우승팀 수준이라고 하기에는 뭔가 부족하다.

또한 전훈 초반 임창용 역시 선발 후보에 오르기도 했으나 구위가 떨어진데다 아직까지도 힘에만 의존하는 투구를 보여 이 같은 계획은 백지화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선동렬 감독은 선발이 다소 부족하더라도 막강한 불펜과 오승환이라는 최강 마무리로 필승을 이뤄내겠다는 각오다. 권오준을 비롯해 임창용, 권혁, 정홍준, 안지만, 조현근 등 좌우가 적절히 조화를 이룬 계투진이 있다. 허리가 두꺼우니 선발투수가 5회까지만 책임져도 충분히 승리를 노릴 수 있어 선동렬식 ‘지키는 야구’가 가능하다.

우려했던 타선은 걱정이 사라졌다. 거포 심정수가 눈에 띄게 과거의 모습을 회복 중이다. 정신과 육체 모두 한결 성숙해진 심정수는 지난 8일 오키나와에서 열린 LG와의 연습경기에서 타구를 담장 밖으로 넘기는 등 지금까지 연습경기에서 3개의 홈런을 뿜어냈다.

심정수 뿐 아니라 지난 해 주춤했던 조동찬의 방망이도 물이 올랐으며 비 시즌 간 영입한 신명철 역시 박종호의 대안으로 떠오를 정도로 이번 전훈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불안한 선발진만 자리를 잡는다면 올 시즌도 삼성의 강세는 지속될 것 같다.

정진구 스포츠동아 기자 jingoo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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