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석 베링해엽 횡단 '아름다운 실패'

  • 입력 2007년 3월 9일 11시 3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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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악인 박영석(44 골드윈코리아)씨가 강풍 때문에 베링해협 도보횡단에 아쉽게 실패했다.

원정대와 AP통신 등에 따르면 박영석 대장과 오희준(37), 이형모(28) 등 원정 탐험대 3명이 9일 오전(한국시간) 알래스카 북서쪽 시워드 반도 `놈' 인근에서 유빙(流氷)에 고립됐다가 미국 육군 주방위군 헬기로 무사히 구조됐다.

원정대는 목적지인 알래스카주 웨일스를 20여㎞ 남겨둔 지점에서 북풍으로 유빙이 12시간 동안 남쪽으로 50여㎞ 떠내려가면서 위기를 맞았다.

박영석 대장은 러시아 시베리아 추코트자치구에 설치된 베이스캠프로 헬기를 요청했고 베이스캠프에서 미국측에 긴급 지원을 요청, 구조가 신속하게 이뤄졌다.

원정대는 앞으로 2¤3일 폭풍이 계속될 것이라는 기상청 발표에 기초할 때 유빙이 200㎞나 더 남쪽으로 떠내려갈 것으로 예상돼 해협 도보횡단을 계속하기 힘들었다고 설명했다.

이로써 지난 2월16일 출국, 지난 5일 러시아의 동쪽 끝인 추코트 자치구에서 베링해협의 결빙지대를 건너기 위해 첫발을 내디딘 원정대의 도전은 나흘 만에 실패했다.

박영석 대장은 위성전화에서 "어제부터 강풍으로 얼음의 상태가 끊임없이 변하는 어려운 상태로 바뀌었고 대원들의 안전을 고려해 원정을 포기했다. 자연이 도와주지 않아 도전은 실패했지만 최선을 다했기 때문에 후회하지 않는다. 14일 한국으로 출발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AP통신은 "한국인 탐험가들은 `놈' 병원에서 도착해 치료를 받고 있으며 모두 양호한 상태"라면서 "그들은 구조요청 당시 위성전화를 갖고 있어서 큰 화를 면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유라시아와 아메리카에 사이에 있는 베링해협은 직선거리는 88㎞에 불과하지만 조류와 강풍 등의 영향으로 실제 도보거리는 300㎞가 넘으며 지금까지 횡단에 성공한 원정대는 세계적으로 두 팀에 불과하다.

김동원기자 davis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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