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국제마라톤 D-11]시각장애 마라톤스타 다카하시 씨

  • 입력 2007년 3월 7일 03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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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장애인 육상 스타’가 서울의 거리를 달린다.

2004 아테네 장애인올림픽 마라톤 시각장애인 1급 부문에서 2시간 44분 24초의 기록으로 금메달을 딴 일본의 다카하시 유이치(42·사진) 씨가 그 주인공. 2008 베이징 올림픽 출전을 위해 훈련 중인 다카하시 씨가 18일 열리는 2007 서울국제마라톤 겸 제78회 동아마라톤대회 풀코스에 출전한다.

일본 아키타 현 출신의 다카하시 씨는 중학교 시절 ‘망막색소변성증’ 때문에 시력이 점점 나빠지다 34세에 완전히 시력을 잃었다. 그는 절망에 빠지는 대신 마라톤에서 ‘빛’을 찾았다. 시력을 잃고 난 뒤 건강 유지를 위해 가볍게 시작한 달리기가 올림픽 무대에서 가장 높은 시상대에 오르는 결실로 이어졌다.

시각장애인이 마라톤대회에 참가하기는 쉽지 않은 일. 대회에선 진행 방향으로 이끌어 줄 ‘도우미’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혼자서 해야 하는 연습은 더 힘들다. 말뚝에 긴 로프를 연결해 그 줄을 잡고 원을 그리며 뛰거나 장애인용 지팡이를 이용해 일정 구간을 왕복한다. 라디오 같은 소리를 내는 기기를 동원하기도 한다.

같은 마라톤 동호회 멤버인 그를 오랫동안 지켜본 미우라 가쓰오(56) 일본 시민 러너스클럽 대표는 “그가 연습하는 것을 보면 눈물이 날 정도”라고 말했다.

올림픽 금메달리스트가 된 이후 그는 ‘아테네의 바람, 다카하시 유이치의 기적’이라는 제목의 자서전을 펴냈고 이 책은 일본에서 상당한 반향을 일으키기도 했다.

컴퓨터 관련 회사에 근무하고 있는 그는 1년에 평균 풀코스 6차례, 하프코스 20여 차례를 완주할 만큼 왕성하게 활동 중이다. 마라톤 1급 시각장애 부문 세계기록(2시간 37분 43초)을 보유하고 있으며 1500m, 5000m, 1만 m 등 각종 장거리 부문에서 일본 최고기록을 갖고 있다.

김성규 기자 kims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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