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백 영웅 ‘하나된 신화’… 인디애나폴리스 36년만에 우승

  • 입력 2007년 2월 6일 02시 5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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던지 감독 우승 이끈 첫 흑인사령탑 영예

미국 최대의 프로스포츠인 북미프로미식축구리그(NFL)의 역사가 흑인 한 사람으로 확 바뀌었다.

선수 수로는 75%가 흑인인 NFL에서 야전사령관인 쿼터백이나 감독은 백인의 전유물. 이번 시즌 32개 팀 중 흑인 감독은 고작 7명(시즌이 끝난 뒤 2명은 해고)이었다. 이런 백인 중심의 문화에 인디애나폴리스 콜츠의 흑인 감독 토니 던지(52) 감독이 큰 회오리를 몰고 왔다.

던지 감독이 이끄는 인디애나폴리스는 5일 미국 플로리다 주 마이애미 돌핀스 스타디움에서 열린 NFL 왕중왕전인 제41회 슈퍼볼에서 시카고 베어스를 29-17로 누르고 1971년에 이어 36년 만에 팀 통산 두 번째 정상에 올랐다.

던지 감독은 시카고의 로비 스미스(49) 감독과 사상 첫 흑인 감독끼리 슈퍼볼 맞대결에서 승리해 우승컵인 빈스 롬바르디 트로피를 처음으로 안게 됐다.

사실 던지 감독은 그동안 슈퍼볼 우승컵을 거머쥐지는 못했지만 흑인 감독으로서는 역사를 계속 써 왔다. 1984년 피츠버그 스틸러스에서 29세에 NFL 최연소 어시스턴트 코치가 됐고, 2005년엔 사상 처음으로 전 구단 상대 승리를 이뤄 냈다. 그리고 이번에는 슈퍼볼에 진출한 사상 첫 감독이 됐고 우승컵까지 거머쥔 것이다.

던지 감독은 NFL의 신화로 불린다. 기본에 충실하고 팀워크와 지역방어를 중시하는 스타일로 많은 지도자에게 영향을 주었다.

MVP 매닝 -‘정규리그만 최고’ 불명예 씻어

이날 던지 감독을 최고의 흑인 사령탑으로 만든 주인공은 쿼터백 페이턴 매닝(31). 그는 이날 우승을 주도해 최우수선수(MVP)에 선정된 뒤 “우리의 진정한 리더 던지 감독과 우승하게 돼 자랑스럽다”며 던지 감독의 지도력을 높게 평가했다.

매닝은 이날 38번의 패스 중 터치다운 패스 1개를 포함해 25번을 성공시키고 247야드 패싱을 기록하며 승리를 주도했다. 1998년 프로 데뷔 후 첫 우승 반지.

이자도어 뉴면 고교 시절부터 최고 쿼터백으로 평가 받던 매닝은 프로에 데뷔해 정규 리그 MVP에 두 번 오르는 등 맹위를 떨쳤지만 슈퍼볼 우승 문턱에서 번번이 좌절해 ‘정규 리그용 선수’라는 딱지가 붙었다. 이번 우승으로 불명예를 확실하게 벗어던진 셈이다.

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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