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동근,신인왕 먹었고 MVP 올랐고 “우승 가야죠”

  • 입력 2007년 1월 2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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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얼굴 보고 찍었어요. 근데 요즘 정말 예뻐 죽겠네요.” 프로농구 모비스 최석화 사무국장은 포인트 가드 양동근(26·사진)만 보면 흐뭇하다. 3년 전 이맘때 신인 드래프트에서 최 국장은 1순위 지명권을 갖고도 심각한 고민에 빠졌다. 한양대 출신 양동근과 연세대 3학년 이정석 가운데 누구를 뽑아야 할지 막판까지 진통을 겪었다. 최종 발표 직전에야 코칭스태프와 협의 끝에 양동근을 낙점했다.》

“포지션과 기량이 비슷했어요. 이왕이면 잘생긴 동근이가 스타성이 있다고 봤죠.”

당시 모비스는 잘못된 선택이라는 비난도 많이 들었다. 큰 경기를 많이 뛰어 본 이정석을 선택했어야 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양동근은 어느새 ‘최고’라는 찬사를 들을 만큼 훌쩍 성장했다.

프로 첫해에 명가드 출신 유재학 감독과 인연을 맺은 게 첫 번째 행운이었다. 유 감독은 공격력은 뛰어나지만 패스 능력과 시야가 넓지 못했던 양동근을 혹독하게 가르쳤다. 조금이라도 건들거리거나 요령을 피우면 가차 없이 혼을 냈다.

신인상을 받은 양동근은 지난 시즌에는 특급 용병 크리스 윌리엄스를 만나면서 농구에 새롭게 눈을 떴다. 공격과 수비, 어시스트 등에서 눈부신 기량을 갖춘 윌리엄스와 호흡을 맞추며 일취월장했다.

올 시즌에도 양동근은 한층 성숙된 모습으로 팀의 선두 질주를 주도하고 있다. 돌파에 의존하던 단조로운 공격에서 벗어나 정확한 외곽 슛을 보강했고, 득점률 높은 속공에 지칠 줄 모르는 체력을 앞세운 수비는 상대 가드에게 두려움의 대상이다.

21일 삼성전에서는 프로 데뷔 후 타이인 32점을 퍼부었다. 시즌 평균 15.5득점, 5.9어시스트, 3.4리바운드. 이런 기세라면 1999년 이상민 이후 사상 두 번째 2년 연속 최우수선수에 뽑힐 가능성이 크다.

지난 시즌 챔피언결정전에서 준우승에 머무른 양동근은 이번 시즌 첫 정상 등극에 모든 것을 걸겠다는 각오다. 4월 말 시즌이 종료되면 5월 초 대학 동기인 김정미 씨와 7년 열애 끝에 결혼할 계획이며, 6월 초에는 군에 입대하는 터라 우승 갈증은 더욱 크기만 하다.

“신인 때 1순위로 안 뽑혔다면 제 운명이 달라졌을 거예요. 운이 좋았고요. 올 시즌엔 못해 본 것 꼭 해 보고 싶어요. 자신 있어요.”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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