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무승부… 베어벡 ‘빈손’으로 도하行

  • 입력 2006년 11월 22일 03시 06분


골 넣은 기쁨도 30분간 전반 46분 페널티 지역에서 일본 수비 3명을 제친 뒤 오른발 슈팅으로 한국의 선제골을 뽑아낸 양동현(25번)이 동료들을 얼싸안은 채 기뻐하고 있다. 도쿄=연합뉴스
골 넣은 기쁨도 30분간 전반 46분 페널티 지역에서 일본 수비 3명을 제친 뒤 오른발 슈팅으로 한국의 선제골을 뽑아낸 양동현(25번)이 동료들을 얼싸안은 채 기뻐하고 있다. 도쿄=연합뉴스
21일 일본 도쿄국립경기장에서 열린 한국 대 일본의 올림픽축구대표팀 친선경기. 후반 30분 일본의 마쓰다 지카시에게 동점골을 내주는 순간 핌 베어벡 한국 감독의 얼굴은 심하게 일그러졌다. 꼭 이겨야 되는 경기를 1-0으로 앞서다 1-1로 비겼기 때문.

이번 경기는 베어벡 감독에겐 큰 의미가 있었다. 1진 축구대표팀은 물론 올림픽, 아시아경기대표팀까지 3개 대표팀을 운영하면서 빚은 혼란을 일거에 날릴 수 있는 기회였다.

2006 월드컵이 끝난 뒤 딕 아드보카트 감독의 뒤를 이어 3개 대표팀을 총괄하며 사실상 한국축구 전체를 책임진 베어벡 감독. 그동안 행로가 험난했다. 10월 8일 가나와의 평가전에서 1-3 패, 10월 11일 열린 시리아와의 아시안컵 예선에서 1-1 무승부, 이달 15일 열린 이란과의 아시안컵 예선 최종전에서 0-2 패. 홍명보 코치가 대행한 14일 올림픽대표 한일전 1차전 무승부(1-1)까지 포함하면 무려 4경기 동안 승리가 없었다.

베어벡 감독은 한국축구대표팀 지휘봉을 잡은 뒤 2승 4무 2패(올림픽팀 포함)의 저조한 성적을 거두고 있다.

프로 지도자들과의 관계도 좋지 않았다. 15일 이란전 출전 대표팀 소집을 놓고는 K리그 챔피언결정전에 오른 수원 삼성 차범근 감독과 성남 일화 김학범 감독의 맹비난까지 들어야 했다. 베어벡 감독은 이번 한일전에 백지훈(수원)을 K리그를 위해 한국에 남겨뒀고 아시아경기대표 박주영(FC 서울) 오장은(대구 FC) 정성룡(포항 스틸러스)을 명단에서 빼 사실상 차포를 떼고 전쟁에 나왔다. 반면 일본은 ‘괴물’ 히라야마 소타를 투입하는 등 1차전과 다른 ‘베스트’ 멤버로 나와 어찌 보면 원정 무승부도 괜찮은 결과. 하지만 그동안의 혼란을 잠재우기에는 역부족이었다.

한국은 이날 전반 46분 양동현(울산 현대)이 선제골을 뽑았지만 후반 30분 마쓰다에게 동점골을 내줬다. 한편 베어벡 감독은 22일 일본에서 곧장 아랍에미리트 두바이에서 훈련 중인 아시아경기대표팀에 합류해 다음 달 1일 개막하는 도하 아시아경기대회에 대비한다.

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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