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어벡의 반격 “예정된 이란전 출발 하루전 불평하다니”

  • 입력 2006년 11월 17일 03시 0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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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독이 든 성배’로 세계적 명성을 얻었지만 한국 축구 대표팀 감독은 쉽지 않은 직업인 듯하다.

이란과의 아시안컵 축구 최종 예선에서 0-2로 지고 16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한 핌 베어벡(사진) 감독은 일부 K리그 감독의 선수 차출 불만에 대해 “오히려 불평을 해야 할 사람은 나”라며 강한 불쾌감을 드러냈다.

베어벡 감독은 “이란에서 하루밖에 훈련할 시간이 없었다. 반면 프로팀은 1주일 이상 훈련을 한 뒤 경기에 나선다”며 “이란 원정 일정은 한참 전부터 나와 있던 것인데 출발 하루 전날 불평을 하는 것은 프로답지 못하다”며 프로 감독들의 비난을 일축했다.

수원 삼성 차범근 감독과 성남 일화의 김학범 감독은 12일 K리그 챔피언결정전 진출이 확정된 뒤 “이겨도 그만, 져도 그만인 경기에 프로축구 한해 농사를 결정짓는 챔피언결정전 선수들을 빼 가느냐”며 선수 차출에 강한 불만을 드러냈다. 두 팀은 19일 챔피언결정전 1차전을 치른다.

하지만 베어벡 감독은 두 팀 선수들의 소집을 단행했고 장학영은 부상을 이유로 돌려보냈지만 김두현 김용대(이상 성남), 조원희(수원)는 결국 이란에 데려갔다.

그러나 정작 김두현과 김용대는 이란전에서 아예 출전조차 하지 않자 국내에선 “쓰지도 않을 선수를 왜 데려갔느냐”는 비난이 쏟아져 나왔다.

이에 대해서 베어벡 감독은 “김두현은 경기 전날 훈련 때 오른 엄지발가락을 다쳐 뛸 수 없었고 김용대는 아시아경기 대표 선수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선수 교체 시점에 대해서는 “경기 중 3명이 경고를 받을 정도로 거친 경기여서 쉽게 교체 카드를 사용하지 않았다”며 “종료 20∼25분을 남기고는 선수들의 컨디션이 오히려 좋아져 교체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베어벡 감독은 “가나에 지면서 많은 것을 배웠듯이 이란전에서도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다. 아시아경기를 대비한 좋은 훈련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정말 만족스러웠을까.

정재윤 기자 jaeyu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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