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독일 2-0으로 꺾고 12년만에 결승 진출

  • 동아닷컴
  • 입력 2006년 7월 5일 05시 08분



‘아주리군단’ 이탈리아가 ‘전차군단’ 독일을 무너뜨리고 결승에 진출했다. 통산 6번째 결승 진출.

이탈리아는 5일(한국시간) 도르트문트 베스트팔렌 스타디움에서 열린 독일월드컵 4강 경기에서 연장 후반 14분 터진 파비오 그로소의 선제골과 2분 뒤에 기록된 알레산드로 델피에로의 추가골에 힘입어 독일에 2-0 승리를 거뒀다.

이로써 이탈리아는 파울로 로시가 맹활약했던 1982년 스페인 월드컵 이후 24년만에 우승에 도전할 수 있게 됐다.

이탈리아는 1994년 미국 월드컵에서 로베르토 바지오를 앞세워 결승에 올랐으나, 브라질에 패해 아쉽게 준우승에 그친 바 있다.

이탈리아는 독일과의 월드컵 상대 전적에서도 3승 2무의 압도적인 우세를 이어갔다.

독일을 충격에 빠뜨린 이탈리아는 7월 10일 베를린 월드컵경기장에서 포르투갈-프랑스전 승자와 우승 트로피를 놓고 격돌한다.

안방에서 우승을 노렸던 독일은 막판 고비를 넘지 못하고 이탈리아에 패배, 결승전이 열리는 베를린이 아닌 3-4위전이 펼쳐지는 슈투트가르트에서 마지막 경기를 치르게 됐다.

3번씩 우승을 차지한 강팀들간의 대결답게 경기는 초반부터 팽팽한 접전이었다. 조직력과 개인기가 뛰어난 두 팀은 안정된 수비와 날카로운 공격을 선보이며 우승후보다운 막강한 전력을 드러냈다.

이탈리아는 전반 12분 루카 토니의 슛이 수비에 막혔고, 독일은 전반 34분 베른트 슈나이더가 단독 찬스에서 강하게 때린 슛이 골대를 넘어갔다.

두 팀은 이후에도 여러 차례 득점 기회를 잡았지만 상대 수비와 골키퍼의 선방에 막혀 득점에 실패했다.

이러한 흐름은 후반전까지 이어졌다. 후반 들어서도 두 팀은 상대의 골문을 두드렸으나 상대의 견고한 수비벽을 뚫지 못했다.

팽팽한 균형은 깨진 것은 연장전이 시작되면서. 이탈리아는 연장 시작과 함께 강하게 독일을 몰아 부쳤다. ‘빗장수비’ 대신 골을 노리는 공격적인 전술을 선택한 것. 리피 감독도 이아퀸타, 알레산드로 델피에로 같은 공격수를 투입하며 연장전에 승부수를 던졌다.

공격축구로 변신한 이탈리아는 연장 30분 동안 한 편의 멋진 영화를 만들어냈다.

연장 1분 알베르토 질라르디노의 슛이 골대를 맞고 튀어 나온 이탈리아는 연장 3분에 날린 잠브로타의 슛마저 골대를 맞추는 불운을 겪었다. 날카로운 두 번의 슛이 골대를 맞고 튀어 나오자 이탈리아 선수들은 긴장하기 시작했고, 경기는 이탈리아에게 악몽과 같은 승부차기로 이어지는 듯했다.

하지만 하일라이트는 연장 후반 종료 직전 펼쳐졌다. 이탈리아는 연장 후반 14분 패널티 박스 안에서 안드레아 피를로의 패스를 건네 받은 수비수 파비오 그로소가 감각적인 왼발 감아차기로 독일의 골네트를 갈랐다. 최고의 골키퍼 중 한 명인 옌스 레만도 막을 수 없었던 그림 같은 골.

그로소의 골로 사실상 승부를 결정 지은 이탈리아는 2분 뒤 연장 전반 교체 투입된 델피에로가 추가골을 터뜨려 2-0 승리로 결승 진출을 확정지었다.

현역 최고의 골키퍼로 평가 받고 있는 잔루이지 부폰은 이날 경기에서도 눈부신 선방으로 승리의 밑거름이 됐다. 부폰은 조별예선 마지막 경기 체코전 이후 4경기 연속 무실점 경기를 기록하고 있다.

한편 결승골을 어시스트한 미드필더 안드레아 피를로는 경기 수훈선수에게 주어지는 ‘맨 오브 더 매치(Man of the Match)’에 선정됐다. AC 밀란에서 활약하고 있는 피를로는 날카로운 크로스, 견고한 수비, 창조적인 스루패스, 뛰어난 경기운영을 선보이며 이탈리아의 승리를 이끌었다.

독일은 이탈리아와 대등한 경기를 펼쳤으나, 8강전까지 8골을 합작한 투톱 미로슬라프 클로제와 루카스 포돌스키가 이탈리아의 빗장수비에 막힌 탓에 4강에서 분루를 삼키고 말았다.

임동훈 스포츠동아 기자 arod7@donga.com

조철영 동아닷컴 기자 ch2y1@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