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이름은 ‘승부사’…포르투갈 사령탑 스콜라리

  • 입력 2006년 6월 23일 03시 01분


포르투갈이 21일 월드컵 본선 조별리그 D조 3차전에서 멕시코마저 2-1로 누르고 3연승을 달리자 축구 팬들의 관심은 루이스 펠리프 스콜라리(58) 포르투갈대표팀 감독에게 쏠렸다. 스콜라리 감독이 월드컵 본선에서 10연승을 달리며 이 부문 신기록을 이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브라질 출신인 스콜라리 감독은 자국 대표팀 감독을 맡았던 2002년 한일 월드컵에서 7연승으로 우승을 차지했다. 그는 포르투갈대표팀으로 자리를 옮겨 이번 월드컵에서 3연승을 더했다.

이전 기록은 1934년 이탈리아 월드컵과 1938년 프랑스 월드컵에서 이탈리아의 2연패를 이끈 비토리오 포조 감독이 세운 7연승.

포조 감독은 1934년 대회 준준결승에서 스페인과 1-1로 무승부를 기록했으나 이후 가진 재경기에서 1-0으로 승리한 것을 포함해 1938년 대회 우승까지 연승 행진을 이어갔다.

스콜라리 감독은 철저한 승부사로 통한다. 승리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면 선수의 명성도, 화려한 플레이도 필요 없다는 것이 그의 지론이다.

2002년 월드컵에 앞서 국민의 절대적인 지지를 받았던 노장 스트라이커 호마리우를 대표팀에서 제외한 것은 잘 알려진 일화. 당시 대통령까지 나서 호마리우의 선발을 은근히 종용했으나 그는 “선수는 서포터가 아닌 감독이 선발하는 것”이라며 끝까지 이 ‘노쇠한 인기 스타’를 기용하지 않았다.

그러고는 남미 예선에서 탈락 위기에 놓여 있던 브라질을 기사회생시키고 내친김에 우승까지 이끌어 자신의 선택이 옳았음을 입증했다.

스콜라리 감독은 이후 포르투갈대표팀으로 적을 옮겨 2004년 유럽축구선수권대회(유로 2004) 준우승을 이뤄냈다.

스콜라리 감독은 이번 월드컵에서 또 다른 대기록 달성을 노리고 있다.

두 팀의 감독으로 월드컵 우승컵을 품에 안는 것.

그는 올해 4월 잉글랜드대표팀의 차기 감독을 맡아달라는 제의를 받았을 때 “2003년부터 시작된 포르투갈의 월드컵 우승 프로젝트에서 여전히 나는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는 말로 포르투갈팀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각오를 드러냈다.

스콜라리 감독은 멕시코와의 경기를 마친 뒤 “결승전에 가기 위해서는 아직 3차례의 경기를 치러야 하지만 낙관하고 있다”고 말했다.

주성원 기자 sw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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