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드 콤플렉스… ‘8대 금기’ 어기면 가차없이 “너, 나가!”

  • 입력 2006년 6월 19일 03시 0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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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의 유령이 독일을 배회하고 있다. ‘레드카드’라는 유령이….

국제축구연맹(FIFA)이 2006 독일 월드컵에서 반칙 처벌을 강화해 퇴장(레드카드)이 속출하고 있다.

레드카드를 받은 팀은 단 한 차례도 이기지 못하고 있을 정도로 퇴장은 승부에 절대적 영향을 미친다. ‘레드카드=저승길’의 공식이 통하고 있는 것이다.

18일 열린 체코-가나전에서도 0-1로 뒤지던 체코의 토마시 우이팔루시는 상대의 단독 찬스 때 무모한 태클로 저지하다 바로 퇴장을 당했다. 체코는 결국 수적 열세를 극복하지 못한 채 추가골마저 내주고 0-2로 졌다.

○ 이탈리아-미국전 한 경기 3명 퇴장… 월드컵 역사상 네번째 이색 기록

이어 열린 이탈리아-미국전은 그야말로 ‘퇴장’이 속출한 경기.

이탈리아의 다니엘레 데로시는 미국 공격수 브라이언 맥브라이드의 얼굴을 팔꿈치로 쳐 퇴장당했다. 이후 경기는 점점 과격해졌고, 미국의 수비수 파블로 마스트로에니, 에디 포프가 거친 플레이로 연달아 퇴장당한 끝에 1-1 무승부를 기록했다.

한 경기 3명 퇴장은 역대 월드컵 역사상 네 번째 이색 기록.

개최국 독일과 맞붙은 폴란드도 ‘퇴장’에 울어야 했다. 15일 열린 독일-폴란드전에서 독일은 후반 내내 폴란드를 강하게 밀어붙였지만 결국 폴란드의 라도스와프 소볼레프스키가 퇴장당한 뒤에야 겨우 결승골을 터뜨릴 수 있었다.

13일 열린 한국-토고전도 박지성이 장폴 야오비 아발로의 반칙을 유도해 퇴장시키지 않았다면 이기기 힘들었던 경기였다.

이번 월드컵에서 왜 유난히 빨강, 노랑 카드가 눈에 많이 띌까.

조별 리그 26번째 경기까지 옐로카드 133장(경기당 5.12장), 레드카드는 10장(경기당 0.38장)이나 나왔다. 2002 한일 월드컵에서 경기당 옐로카드 4.25장, 레드카드 0.27장보다 훨씬 늘어난 수치다.

FIFA가 반칙에 대한 제재를 강화하면서 심판들이 주저 없이 카드를 꺼내들고 있기 때문이다.

FIFA는 △팔꿈치 가격 △무모한 태클 △유니폼 잡아당기기 △시간 끌기 △할리우드 액션 △장신구 착용 △프리킥 때 수비벽 방해 △심판에 대한 무례한 행동 등 8대 금기사항을 공포했다.

○ FIFA 회장 “팔꿈치 무모하게 휘두르는 선수를 가차 없이 퇴장시키라”

지금까지 레드카드를 받은 선수 10명 중 경고 누적이 아닌 ‘즉시 퇴장’은 5명에 이른다.

마스트로에니(미국), 마테야 케주만(세르비아몬테네그로), 우이팔루시(체코) 등 3명이 ‘무모한 태클’로 즉시 퇴장을 당했고, 데로시는 팔꿈치 가격으로, 블라디슬라프 바슈크(우크라이나)는 유니폼을 잡아당기다가 퇴장당했다.

특히 팔꿈치 반칙에 대해서는 제프 블라터 FIFA 회장이 개막 직전 직접 나서 심판들에게“팔꿈치를 무모하게 휘두르는 선수를 가차 없이 퇴장시키라”고 당부했을 정도다.

‘퇴장’은 축구에서 치명적이다. 열 명으로 싸우면 체력 손실이 배가 되고 특히 후반 들어서는 체력이 급격히 떨어져 대형이 흐트러지면서 대량 실점으로 이어질 때가 많다.

역대 월드컵 옐로,레드카드 현황
1994 미국
월드컵
1998 프랑스
월드컵
2002 한일
월드컵
2006 독일
월드컵
경기 수526464조별리그
26번째 경기까지
옐로카드
(경기당 평균)
227(4.37)258(4.03)272(4.25)133(5.12)
레드카드
(경기당 평균)
15(0.29)22(0.34)17(0.27)10(0.38)

뮌헨=정재윤 기자 jaeyuna@donga.com

FIFA 8대 금기사항

①팔꿈치 가격 ②무모한 태클 ③유니폼 잡아당기기 ④시간 끌기 ⑤할리우드 액션 ⑥장신구 착용 ⑦프리킥 때 수비벽 방해 ⑧심판에 대한 무례한 행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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