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 세계선수권, 유도복 안챙겨주고… 다쳐도 수수방관

  • 입력 2005년 9월 1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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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 세계유도선수권대회가 열리고 있는 이집트의 수도 카이로. 찬란한 고대 문명을 꽃피운 인구 1700만 명의 대도시지만 스포츠 행사 운영은 낙제점인 듯.

대회 첫날인 8일(현지 시간) 100kg급은 첫 경기부터 예정보다 1시간 반 이상을 지체한 뒤 시작됐다. 각 팀이 맡긴 유도복에 등번호를 단 뒤 돌려줘야 하는 조직위원회가 한국팀 장성호의 유도복을 빠뜨리고 가져오지 않았기 때문. 조직위는 장성호의 유도복을 허겁지겁 찾느라 귀중한 시간을 허비해야 했다.

100kg 이상급의 김성범이 패자부활전 도중 무릎 부상을 입었으나 경기장에 배치됐던 의사는 “엑스레이 찍어 봤자 필요 없다. 우리 병원에 와서 치료하면 2주는 걸리는데…”라는 이상한(?) 소리만 늘어놓으며 치료할 생각을 도무지 하지 않아 한국 팀 관계자들의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게 만들었다.

선수단이 묵는 호텔에 개체를 위한 체중계가 준비돼 있지 않은 것도 문제. 수소문 끝에 사우나에 있는 저울을 찾아냈으나 이곳 풍습상 하루는 남자, 다음 날은 여자만 사우나에 들어갈 수 있어 선수들은 체중을 제때 재지 못해 컨디션 조절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는 상태.

그러나 막상 대회 운영을 총괄해야 하는 국제유도연맹(IJF)은 이집트 탓만 하고 있는 실정. 박용성 회장의 3선 당선을 위해서 그토록 열심히 뛰었던 IJF 관계자들의 열정은 그새 멀리 날아가 버린 듯한 모습이다.

카이로=정재윤 기자 jaeyu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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