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징검다리]“배구하란 얘기는 차마…”

  • 입력 2005년 2월 13일 18시 2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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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언제 자식들에게 배구를 권할 수 있을까.”

실업배구 고려증권의 전성시대를 이끌었고 국가대표 감독을 역임한 진준택 동해대 감독의 아들 진상원이 최근 열린 프로농구 신인 드래프트에서 전주 KCC에 입단했다는 소식을 접한 한 배구인의 넋두리다.

자신들이 현역으로 활동할 때만 해도 배구의 인기가 다른 종목 못지않았지만 인기가 하락하면서 요즘은 대를 이어 배구를 하는 선수는 찾을 수 없게 됐다.

‘아시아 최고의 공격수’로 이름을 날렸던 강만수 전 현대자동차 감독의 아들 강성호도 처음에는 배구공을 잡았으나 지금은 야구(신일고)로 방향을 틀었다.

또 신치용 삼성화재 감독과 ‘왕년의 돌고래 스파이커’ 장윤창 경기대 교수의 자녀는 농구선수로 활약 중이고 김호철 현대캐피탈 감독과 이세호 강남대 교수(KBS해설위원)의 자녀는 각각 골프와 야구선수로 부모와 다른 길을 걷고 있다.

야구 농구 등에서 2세들이 큰 활약을 펼치며 팬들의 흥미를 높이는 것과는 대조적.

이런 의미에서 20일 출범하는 프로리그는 배구인들에게 이정표와도 같다. 잃어버린 자존심을 되찾을 수 있는 기회를 잡았기 때문. 이제 배구에도 대 이은 선수를 기대해봄직 하다.

김상호 기자 hyangs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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