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상]美육상 “또 약물 악몽이…”

  • 입력 2003년 9월 2일 18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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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상 강국 미국이 ‘약물 악몽’에 휩싸였다.

미국은 1일 끝난 2003파리세계육상선수권대회에서 금메달 10개를 따내며 6회 연속 종합우승을 달성했다. 그러나 단거리에서 2관왕에 오른 남녀 선수가 잇달아 금지약물 복용 의혹을 받으면서 사면초가에 몰리고 있다.

2일 남자 400m와 1600m계주에서 우승했던 제롬 영(27)이 2000년 시드니올림픽 이전 근육강화제인 스테로이드 난드롤론을 복용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즉각 세계반도핑기구(WADA)와 함께 합동조사에 나서기로 해 결과가 주목된다. 미국으로선 앞서 여자 단거리에서 12년 만에 100m와 200m를 동시 석권한 켈리 화이트(26)가 모다피닐 양성 반응을 보여 메달 박탈 위기에 처한 데 이은 두 번째 충격.

미국은 올 초에는 미국올림픽위원회(USOC) 약물담당이사를 지낸 웨이드 엑슘 박사가 “80, 90년대 올림픽 대표선수 중 상당수가 약물을 복용했지만 USOC이 이를 묵인했다”고 주장해 파문에 휩싸이기도 했다. 엑슘 박사의 폭로에는 올림픽 금메달을 9개나 딴 전설적인 육상스타 칼 루이스가 88서울올림픽을 앞두고 미국내 선발전에서 약물 양성반응을 보였다는 주장까지 포함돼있었다.

이와 관련, 스포츠중재재판소(CSA)는 올림픽 대표선수의 약물 복용 의혹을 조사하기 위한 위원회를 구성했으나 오래 전 일이라 묻히고 말았다.

미국 육상계에선 제제 시효가 끝났다는 이유로 엑슘 박사의 폭로에 대해 철저한 진상규명을 하지 않고 미온적으로 대처한 결과 이번 약물파동으로 이어졌다는 자성론이 일고 있다.

한편 아르네 륑크비스트 국제육상경기연맹(IAAF) 부회장은 화이트가 200m 우승 직후 실시한 도핑테스트에선 음성 판정을 받았지만 한 차례라도 약물 복용 사실이 확인될 경우 금메달 2개를 모두 박탈하고 2년간 자격정지를 내린다는 강경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양종구기자 yjong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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