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계AG]'기적의 메달' 한국 컬링 남자 금-여자 은

  • 입력 2003년 2월 8일 01시 1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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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모지에서 키운 꽃.’

7일 동계아시아경기대회 컬링에서 한국 남녀팀이 금, 은메달을 따낸 것은 이번 대회 스키점프 석권과 맞먹는 ‘또 하나의 기적’이다.

국내에 컬링이 처음 도입된 것은 불과 9년 전. 각 대학에 부탁해 선수 지원자를 모으고 일본에서 지도자를 초청해 걸음마를 시작한 게 94년이다. 첫 국내 대회가 열린 것은 98년. 아무도 눈길조차 주지 않았지만 동호인들을 중심으로 국내 컬링 수준은 조금씩 높아졌다. 이들의 노력은 2001년 전주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대회에서 여자대표팀이 국제대회 사상 처음으로 우승하면서 첫 결실을 보았다.

당시의 우승팀이 바로 이번 대회 은메달의 주인공인 성신여대팀. 성신여대 1학년 때부터 호흡을 맞춰온 김미연 이현정 신미성과 나중에 합류한 박지현 박경미 등이다. 성신여대 4학년에 재학 중인 박경미를 제외하곤 모두 서울시컬링연맹 소속. 이들은 지난해 솔트레이크시티 동계올림픽에서 참가팀 11개국 중 10위를 했지만 그 경험이 이번 대회 선전의 밑거름이 됐다.

또 경북과학대와 동국대 선수들로 구성된 남자팀은 결승에서 일본을 물리치고 금메달을 따냄으로써 지난해 아시아태평양대회 1위에 이어 국제대회 2회 연속 우승의 금자탑을 쌓았다.

컬링협회에 등록된 선수는 불과 480명. 게다가 대부분이 동호인 수준으로 지방연맹에 소속돼 있다. 실업팀은 강원도청 한 팀뿐이며 전용경기장도 없다. 그런 열악한 여건에서 이뤄낸 금, 은메달이기에 더욱 값지다.김상수기자 ss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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