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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3년 2월 2일 18시 2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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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일본 오와니 국제스키경기장 챔피언코스에서 열린 제5회 아오모리동계아시아경기대회 스키 알파인 남자 회전경기. 2차레이스 피니시라인을 통과한 ‘한국의 간판’ 허승욱(31·경기도스키협회)은 아쉬운 표정이 역력했다. 1, 2차 합계 1분46초66으로 8위.
서른을 넘긴 ‘백전노장’. 지난달 7일 서울컵대회에서 다친 무릎 염좌 때문에 이날 아침 치료를 받은 뒤 이를 악물고 뛰었던 터였다. “이젠 그만 둬야겠어요. 벌써 국가대표만 16년째입니다.”
아무리 ‘강골’이라도 세월이 짓누르는 무게를 거역할 수는 없는 법. 네 살때 스키부츠를 신고 초등학교 때부터 스키를 탄 지 벌써 20여년. 15세 때인 87년 처음 태극마크를 단 뒤 동계아시아경기에서만도 90년 삿포로대회 회전 동메달, 96년 하얼빈대회 대회전 은메달, 그리고 99년 강원대회 대회전과 슈퍼대회전에서 금메달을 획득하며 전성기를 구가한 한국 스키의 ‘전설’. 그의 스키 인생도 저물어 가고 있었다.
“이번 대회를 끝으로 대표팀을 떠날 겁니다. 그러나 7일 대회전에선 꼭 메달을 따내 유종의 미를 거두겠습니다.” 다리를 절룩이며 선수대기실로 사라지는 ‘노장’의 뒷모습은 너무나 쓸쓸했다.
오와니=양종구기자 yjong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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