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최경주 PGA투어 2승 의미

  • 입력 2002년 9월 23일 17시 31분


최경주의 올시즌 미국PGA투어 2승이 갖는 의미는 한 두가지가 아니다.

우선 최경주 본인이 가장 큰 의미를 두는 것은 그토록 밟아보고 싶던 ‘꿈의 무대’인 2003년 마스터스대회 출전권을 거의 확보했다는 것이다.

14가지의 마스터스 출전자격 중 하나는 전년도 미국PGA투어 상금랭킹 40위이내. 그런데 탬파베이클래식 우승으로 상금랭킹 17위(193만9120달러)까지 뛰어오른 최경주는 10월말 투어챔피언십 출전권까지 획득해 이변이 없는 한 올시즌 상금랭킹 40위이내는 안정권이다.

한편 5월 컴팩클래식 우승이 한국인 첫 미국PGA투어 정상 등극이라는 역사적 이정표였다면 이번 우승은 최경주가 명실상부한 정상급 선수로서 자리매김했다는 의미를 갖고 있다.

두차례나 퀄리파잉스쿨을 거쳐야 했던 그로서는 이제 웬만한 투어 대회는 골라서 출전할 수 있고 4대 메이저대회에도 당당히 나설 수 있을 만큼 성장한 것이다.

‘월드골프챔피언십 시리즈(아메리칸익스프레스)가 이번 대회 기간과 겹치는 바람에 톱랭커들이 모두 빠진 덕을 봤다’는 평가도 있지만 상금랭킹 1계단 차이로 월드골프챔피언십 출전권을 받지 못한 최경주의 우승이 평가절하될 이유는 없다.

코스가 그리 쉽지않은 것으로 알려진 이니스브룩GC에서,더군다나 파71짜리 코스에서 나흘내내 단독선두를 질주하며 17언더파를 몰아쳤다는 것은 타이거 우즈 등 강호들이 모두 출전했다 하더라도 충분히 승산이 있었기 때문이다.

특히 2위와 7타차 우승은 올시즌 최다 타수차 우승기록이었고 미국PGA투어의 ‘실력 평준화’추세 속에 올들어 6명 밖에 나오지 않은 ‘멀티플 위너(두차례 이상 우승한 선수)’ 명단에도 이름을 올렸다는 것은 큰 의미를 지닌다.

한편 시즌 2승을 포함해 ‘톱 10’에 5차례 진입하면서 거둬들인 상금이 박세리가 지난해 미국LPGA투어에서 무려 5승을 포함해 ‘톱 10’ 12차례를 기록하며 벌어들인 총상금(162만달러)을 이미 초과했다는 것은 ‘미국PGA투어 1승’의 비중이 얼마나 큰 지를 여실히 보여주는 대목이다.

안영식기자 ysah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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