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차군단 ‘고공 폭격’…발라크 헤딩결승골로 美 꺾어

  • 입력 2002년 6월 21일 22시 56분


21일 독일-미국 8강전에서 독일 발라크(左)가 전반 39분 미국 수비진을 뚫고 헤딩 결승골을 터뜨리고 있다.울산로이터뉴시스
21일 독일-미국 8강전에서 독일 발라크(左)가 전반 39분 미국 수비진을 뚫고 헤딩 결승골을 터뜨리고 있다.울산로이터뉴시스

‘전차군단’ 독일의 머리는 강했다.

축구는 발로 하는 게임이지만 독일은 머리가 ‘치명적인 무기’가 된다는 걸 증명이라도 하듯 가공할 헤딩력으로 미국 수비진의 공중을 지배했다.

평균신장에서 미국보다 4㎝가 큰 독일은 이날 측면돌파에 이은 센터링과 헤딩슛을 주무기로 사용했고 이 전술은 톡톡히 재미를 봤다.

전반 39분 나온 선제 결승골도 바로 미하엘 발라크의 머리에서 터졌다. 페널티박스 오른쪽에서 얻은 프리킥을 치게가 절묘하게 왼발로 감아올려 줬고 쇄도하던 발라크가 강력한 헤딩슛으로 미국의 골네트를 가른 것.

독일 vs 미국 경기화보 | 21일 월드컵 표정 | 독일 vs 미국 가상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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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3분 뒤 이번 대회에서 머리로만 5골을 넣은 ‘고공 폭격기’ 클로제가 골포스트를 맞히는 헤딩슛을 날리는 등 계속된 공중공격으로 미국 문전을 끊임없이 위협해 나갔다.

발라크의 헤딩슛이 터지기 전까지는 오히려 미국의 페이스. 미국은 매시스 대신 맥브라이드와 함께 ‘투톱’으로 나선 도너번이 종횡무진 그라운드를 헤집고 다녔다.

결정적인 찬스도 두 차례 잡았으나 독일 골문에 명수문장 올리버 칸이 버티고 있었다는 게 불행한 일. 전반 16분 단독드리블에 이은 회심의 왼발슛과 29분에 일대일 단독찬스에서 날린 슛이 모두 칸의 ‘거미손’에 걸리고 말았다.

1930년 우루과이월드컵 이후 72년 만에 4강 진출을 노린 미국은 0-1로 뒤진 후반 부진한 모습을 보였던 포워드 맥브라이드를 빼고 매시스를 투입하는 등 공세에 나서며 반전을 노렸으나 끝내 두꺼운 독일의 골문을 열어젖히지 못해 8강 진출에 만족해야 했다.

공교롭게도 스코틀랜드 심판이 주심을 본 역대 월드컵 4경기에서 단 1점도 실점하지 않았던 독일은 스코틀랜드의 휴 달라스 주심이 나온 이날도 1-0으로 승리했다. 최고 수문장 칸이 버틴 독일은 8강전까지 이번 대회 5경기에서 단 1점만 내주는 ‘철벽 수비’를 자랑하고 있다.

월드컵 3회 우승의 명가 독일은 한국-스페인 8강전 승자와 25일 서울 상암동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결승진출을 다툰다.

울산〓김상수기자 ss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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