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세네갈‘돌풍’의 격돌

  • 입력 2002년 6월 21일 18시 16분


2002 한일월드컵 ‘돌풍의 팀’이 맞대결을 펼친다. 22일 오사카에서 벌어지는 터키와 세네갈의 8강전. 이 경기에서 살아남는 팀이 이번 대회 진정한 이변의 주인공이다. 대회전 세네갈과 터키를 8강 후보로 꼽은 전문가는 별로 없었지만, 이들은 당당히 4강 티켓을 놓고 겨루게 됐다.

▽돌풍과 돌풍〓월드컵 첫 출전팀 세네갈의 질주는 그칠 줄 몰랐다. 첫 경기에서 프랑스를 잡으며 ‘테랑가의 사자’ 세네갈의 돌풍은 시작됐다. 결승 토너먼트 첫 경기에서 ‘죽음의 조’를 빠져나온 스웨덴을 골든골로 무너뜨리는 저력을 발휘했다.

이번 대회 이전까지 아프리카팀이 월드컵에서 가장 좋은 성적을 올린 기록은 90년 이탈리아 대회의 카메룬. 세네갈은 이미 카메룬과 같은 대열에 올랐다. 만약 터키를 잡는다면 월드컵 첫 출전에서 4강에 오르는 기록도 세우게 된다. 66년 대회의 포르투갈, 98년 대회의 크로아티아가 첫 도전에서 4강에 진입했다.

48년만에 월드컵에 진출해 파란을 일으키고 있는 터키도 관심의 대상이기는 마찬가지. 특히 브라질과의 첫 경기는 아깝게 패배했다는 평가를 받을 정도로 명 승부를 벌였다. 중국을 상대로 보여준 폭발적인 공격력이나, 일본을 따돌린 탄탄한 수비는 터키가 단지 운이 좋아 8강에 오른 것이 아니라는 것을 입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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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네갈의 모험은 계속된다

▽침묵을 깨는 에이스〓양팀의 경기에서 흥미를 끄는 사실은 당초 ‘에이스’로 평가됐던 스트라이커들이 아직 골 맛을 보지 못하고 있다는 것. ‘연쇄 살인범’이라는 무시무시한 별명이 붙은 세네갈의 엘 하지 디우프, 한 시즌 38골의 경이적인 기록을 가진 터키의 ‘득점 기계’ 하산 쉬퀴르는 여전히 득점이 없다.

하지만 이들이 자국의 8강 진출에 기여한 점은 득점을 기록한 선수 못지 않았다. 디우프는 폭발적인 스피드와 화려한 드리블을 자랑하며 상대 문전에서 동료들에게 골 찬스를 만들어냈다. 하산 쉬퀴르 역시 상대 수비를 달고 다니며 공간을 만들어내는데 탁월한 기량을 과시했다. 터키와 세네갈이 벌이는 8강전은 양팀의 ‘에이스’들이 침묵을 깨고 본격적인 포문을 열 기회다.

▽새로운 스타의 대결〓세네갈과 터키는 나란히 이번 대회의 ‘신성’을 배출해냈다. 스웨덴전에서 골든 골을 포함해 2골을 잡아낸 앙리 카마라는 세네갈의 오른쪽 날개로 포진해 인상적인 경기를 펼쳤다. 카마라는 이날 탁월한 스피드와 개인기로 상대 문전을 공략했고 탁월한 기회 포착 능력으로 세네갈의 전담 마무리로 활약했다.

하산 샤슈는 터키 공격의 처음이자 마지막이었다. 이번 대회를 통해 터키의 붙박이 사이드 공격수로 자리를 잡은 사슈는 2득점과 2어시스트를 기록, 상대의 경계 대상 1호가 됐다. 그라운드 측면을 파고드는 스피드가 일품. 세네갈과 터키의 대결은 결국 카마라와 샤슈의 결정력에서 승부가 날 전망이다.

시즈오카〓주성원기자 sw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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