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 화제]박세리 영어 많이 늘었네!

  • 입력 2001년 12월 6일 18시 26분


박세리(왼쪽)가 소렌스탐과 올 美LPGA투어 미켈럽라이트클래식 경기도중 유창한 영어로 담소를 나누고 있다.
박세리(왼쪽)가 소렌스탐과 올 美LPGA투어 미켈럽라이트클래식 경기도중 유창한 영어로 담소를 나누고 있다.
‘영어도 골프만큼.’

미국LPGA투어에서 활약하고 있는 박세리(24·삼성전자)는 일시 귀국한 요즘 영어가 많이 늘었다는 얘기를 자주 듣는다. 미국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거침없이 대화하는 장면을 자주 보였기 때문.

5일 밤 서울 신라호텔에서 열린 BMW코리아 주최의 초청 골프 강연에서도 박세리의 영어 실력이 단연 화제였다.

이 자리에서 박세리는 미국 진출 초창기인 98년 영어를 제대로 못해 고생했던 사연을 털어놓았다. “외국 사람만 다가와도 겁이 덜컥 났어요. 뭐라 말하고 싶어도 잘못 알아들으면 어떡하나 걱정이 앞섰어요.” 남들이 말이라도 걸까 도망다녔고 경기를 마치면 곧장 라커룸으로 숨기도 했다는 박세리는 언어의 장벽을 깨뜨리기 위해 영어책과 씨름했다.

“우승하고 나서 멋지게 영어로 인터뷰하는 게 꿈이었죠.” 처음에는 전화 냉장고 등 집안에 있는 사물에 일일이 영어 단어 카드를 붙이고 오며가며 쳐다보고 외우는 방법으로 기초를 닦았다. 또 영어 개인교사를 두고 하루 1시간씩 일상 대화를 익히며 조금씩 외국인에 대한 두려움을 없앴다. 쉴 때는 TV 만화영화를 즐겨 보며 청취력과 표현력을 길렀고 대회에 나가면 동료들에게 일부러 다가가 영어로 말을 걸기도 했다.

“한해 두해 지나가니까 귀와 입이 조금씩 열리더라고요.”

어느 정도 자신이 붙게 된 박세리는 올해 들어 영어 공부에 더욱 열을 올렸다. 연초에 자신의 에이전트인 IMG를 통해 개인교사 1명을 소개받아 하루 3∼4시간 동안 집중 투자했다. 그 덕분에 매스컴과의 공식 기자회견도 능숙하게 소화했고 일상 생활에서도 별 불편함을 못 느낄 정도.

하지만 박세리의 눈높이는 여기서 머무르지 않았다. “똑같은 표현만 쓰면 재미없잖아요. 다양한 주제로 내 생각을 마음껏 얘기하고 싶어요.” 박세리는 톱스타에 걸맞은 고급 영어를 구사하며 이미지도 끌어올리겠단다.20일경 미국으로 출국한 뒤 시작되는 동계훈련에서는 영어에도 공을 들일 작정이다. IMG는 ‘영어실력〓상품성’이라는 판단으로 박세리가 사는 플로리다주 올랜도 집 근처의 영어학교 등록까지 검토하고 있다. 박세리의 소속사인 삼성전자 세리팀 역시 영어 인터뷰 기법 등을 별도로 가르친다는 계획.

<김종석기자>kjs012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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