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축구대표선수 재일교포4세 양규사 현대 입단위해 내한

  • 입력 2001년 3월 28일 18시 29분


현역 북한 축구 국가대표선수인 총련계 재일교포 양규사(梁圭史·23) 선수가 한국 프로 축구단 입단을 위해 23일 내한했다.

이날 김포공항을 통해 입국한 양규사는 24일 울산 현대 프로축구단과 2년간 계약금 7500만원에 연봉 3600만원의 조건으로 계약하기로 했다. 매년 10경기 이상 출장할 경우 추가 계약금 2500만원을 받기로 했다. 북한 국적을 가지고 국내에 취업하는 것은 스포츠계는 물론 일반 직장에서도 유례가 없었던 일이다.

일본 오카야마에서 태어난 양규사는 재일교포 4세. 총련계 학교를 졸업한 뒤 지난해 일본 프로축구 J리그 베르디 가와사키에 입단해 뛰다 이번에 현대팀으로 옮기게 됐다. 1m81, 74㎏의 당당한 체구의 양규사는 지난해 1월 북한 국가대표선수로 뽑혔고 3월 아시안컵 지역예선에 출전해 6경기에서 3골을 기록하며 두각을 나타냈다.

현대축구단은 지난해 10월19일 양규사와 입단 합의서를 체결한 뒤 통일부 문화관광부 등 관련 부처를 통해 입단 절차를 밟아왔다. 통일부와 문화관광부는 양규사에게 ‘특례조치’를 적용해 북한 국적을 가지고 국내 프로축구단에서 활동할 수 있도록 허가했다.

한편 한국프로축구연맹은 북한 국적의 양규사에 대해 ‘외국인 선수’가 아닌 국내선수로 등록하는 것을 허용했다. ‘취업 비자’를 받고 입국하는 것이 아닌 만큼 양규사를 ‘재외국민 2세’로 인정한다는 것이 프로축구연맹의 입장.

양규사는 입국 회견에서 “국적에 관계없이 축구인의 한 명일 뿐”이라며 “축구를 할 수 있다면 어디에서 뛰어도 상관없다”는 말로 다부진 각오를 밝혔다.

<주성원기자>sw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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