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 트라이아웃의 이색용병들

  • 입력 2000년 7월 21일 17시 13분


대릴 필딩과 부인 카렌
대릴 필딩과 부인 카렌
모든 프로농구 구단에는 외국인 선수와의 의사소통을 위해 통역이 있다. 하지만 2000∼2001시즌에는 통역이 필요없는 팀이 나올지도 모른다.

한국어를 유창하게 구사하는 미국인이 21일 시카고에서 막을 올린 한국농구연맹(KBL) 트라이아웃에 도전장을 던졌기 때문. 그 주인공은 바로 금발에 벽안인 대릴 필딩(28).

남유타대학을 졸업한 포워드인 필딩은 91년부터 3년간 한국에서 몰몬교 선교사로 활동했다. 그때 배운 한국어 실력이 어지간한 대화는 물론 농담까지 가능한 수준이다. 그를 뽑는 팀은 플레잉 통역으로 삼을 수 있다.유타주 솔트레이크시티의 같은 동네에 사는 한국 친구들이 한번 나가보라는 권유에 참가했단다. 아내 앤소니와 함께 시카고에 온 필딩은 "옛 추억이 남아있는 한국에 꼭 다시 가고 싶다"고 말했다.

이처럼 이번 트라이아웃에는 나름대로 사연을 지닌 이색 지원자가 눈길을 끌고 있다.

일본 출신 2명도 프로 5시즌만에 처음으로 한국 무대를 노크했다. 일본국가대표를 거친 슈팅가드 하세가와 마코토와 포워드 미나이야마 마코토가 그들이다.

하세가와는 일본농구리그(JBL) 신인왕 출신이며 미나이야마는 준수한 외모로 인기를 끌며 일본 최강 이스즈자동차에서 활약했다. 특히 콧수염이 트레이드 마크로 한국팬에게도 친숙한 하세가와는 "일본보다 한수위인 한국에서 내 실력을 인정받겠다"며 자비를 들여 태평양을 건너왔다.

한국계인 텍사스대 출신 포워드 마이클 김과 하와이대를 나온 저스틴 스미스는 고향 무대 진출을 꿈꾸며 지원서를 제출했다.

<시카고=김종석기자> kjs012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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