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사자기]부천, 대구고 격침 '파란'

  • 입력 2000년 6월 26일 19시 34분


황금사자기쟁탈 전국고교야구대회(동아일보사 대한야구협회 공동주최)에서 덕수정보고와 부천고가 16강에 합류했다.

덕수정보고는 신정고를 콜드게임으로 가볍게 눌렀고 약팀으로 평가됐던 부천고는 대구고를 격파하는 이변을 일으켰다.

▽덕수정보고-신정고

덕수정보고는 창단 3년째인 신정고가 겨루기엔 벅찼던 상대.

신정고는 1회말 2연속안타와 실책, 6번 윤지훈의 적시타를 묶어 먼저 2점을 뽑는 파이팅을 보였으나 회가 지날수록 투수력과 조직력에서 한계를 드러냈다.

경기 초반 신정고 투수 이윤학에게 말리던 덕수정보고는 3회 톱타자 권혁이 볼넷으로 살아나가며 공격의 실마리를 풀었다. 이어 박형민과 김범석이 연속 중월 2루타를 터뜨려 간단히 2-2 동점.

2사후엔 정현석과 홍유택의 왼쪽 안타로 2점을 더 뽑아 4-2로 전세를 뒤집었다. 4회부턴 흔들린 신정고 마운드를 마음껏 두들기며 6회까지 매회 점수를 뽑아내 승리를 확인했다. 일방적인 경기였지만 신정고는 선수들의 패기와 자질면에서 가능성을 보였다.

최고시속 144㎞로 공을 뿌리는 덕수정보고 에이스 유제국은 중간계투로 등판, 2와 3분의 1이닝동안 삼진 3개를 잡으며 무안타무실점으로 호투해 역시 믿음직스러웠다.

▽대구고-부천고

최근 몇년간 변변한 성적을 내지 못한 부천고였지만 의외로 수비의 짜임새가 탄탄했다.

1회부터 5회까지 4차례나 안타, 볼넷으로 주자를 출루시켰지만 그때마다 완벽히 호흡을 맞춘 내야수들의 조직력으로 실점을 막았다. 5회까지 이뤄낸 병살타가 무려 3개.

반대로 말하면 대구고 타선의 집중력이 없었다는 얘기. 대구고는 6안타와 볼넷 8개로 겨우 1점을 뽑는 ‘비경제적인’ 야구로 패배를 자초했다.

0-0으로 팽팽하던 경기는 5회 균형이 깨졌다. 부천고가 2사 2루에서 톱타자 이용찬의 가운데 적시타로 선취점을 얻은 것. 2번 박준환의 안타가 이어진 뒤 3번 왼손 최훈락은 우중간 담장을 넘기는 110m짜리 장쾌한 3점홈런을 뿜어냈다. 부천고는 대구고 내야진의 연속실책으로 1점을 추가, 5-0으로 확실하게 승부를 굳혔다.

대구고는 8회 3연속 볼넷으로 무사 만루의 찬스를 잡았으나 3번 정진덕의 오른쪽 뜬공 때 부천고 우익수 김은혁의 정확한 홈송구에 3루주자가 아웃돼 분위기가 식었다.

<김상수기자> ss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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