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축구]수원 샤샤 "득점왕 2연패 꼭 일낸다"

  • 입력 2000년 6월 14일 18시 38분


‘남은 경기는 최소 20경기, 최대 26경기. 기회는 충분하다.’

지난해 한국프로축구(K리그) 득점왕 샤샤(수원 삼성·유고). 그가 K리그 2연패를 목표로 축구화끈을 바짝 조여매고 있다. 득점 중간순위 1위 정광민(안양)과의 골차는 4골. 남은 경기 수를 고려하면 충분히 따라잡고도 남는다.

샤샤는 7일 부산 아이콘스전에서 시즌 첫 신고골을 넣으며 활짝 웃었다. 일본프로축구 가시와 레이솔에서 ‘U턴’한 후 4경기만에 자신감을 회복한 것. 이날은 멀리 유고에서 자신의 플레이를 보러온 친구들에게도 기쁜 마음으로 악수를 청할 수 있었다.

그러나 샤샤는 10일 대전 시티즌과의 홈경기에서는 다시 인상을 찌푸렸다. 스스로의 플레이에 만족하지 못했고 팀도 패했다. 플레이메이커 루츠를 비롯해 팀 동료들에게 짜증을 내는 모습도 자주 보였다. 아직은 정상 컨디션을 회복하지 못한 듯 플레이가 들쭉날쭉했다.

그러나 샤샤의 자신감은 확고하다. “아직 경기 감각이 완전치 않다. 두세 경기만 더 뛰면 정상 기량을 회복할 수 있다. 지켜봐 달라.”

샤샤가 득점왕 2연패에 욕심을 내는 데는 또 다른 이유가 있다. 이달 말에는 이기형과 허기태, 8월에는 김영선 등 주전 수비수들이 모두 복귀하는 것. 지금까지 수비 라인에 구멍이나 안정된 공격을 펼칠 수 없었지만 팀이 전열을 재정비하면 최전방에서 오로지 골사냥에만 전념할 수 있다는 생각이다.

샤샤는 지난해 정규리그 챔피언결정전 핸들링 결승골 파문 이후 일본으로 건너갔으나 한국에서의 명성은 온데간데없이 2군으로 추락했다. 처음엔 부상 때문이었지만 부상이 나아도 좀처럼 출전기회를 잡기 어려웠다. 한국과 달리 플레이스타일도 안맞고 말도 안통했다. 결국 외로움을 못견딘 그는 강력히 이적을 요청했고 황선홍과 맞교환 돼 꿈에 그리던 K리그로 복귀했다.

그러나 5개월만에 돌아온 친정팀은 지난해와는 너무도 달랐다. 주전 선수들이 줄줄이 부상한 가운데 팀은 연패의 늪에 허우적거리고 있었다. 살이 쑥 빠질 정도로 이를 악물고 뛰었지만 그 역시 3경기 연속 패배의 쓴맛을 봐야 했다.

“한국은 제2의 축구 고향이다. 조국 유고에서 못이뤘던 스타의 꿈을 한국에서 이뤘다. 특히 98K리그 우승 이후 5개대회 석권 기록을 일궜던 팀의 추락은 내 자존심이 허락할 수 없다. 올해도 좋은 결과를 거둘 것이다.”

샤샤가 팀 성적과 불가분의 관계에 있는 자신의 득점왕 등극에 유난히 욕심을 내는 남다른 이유다.

<배극인기자>bae215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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