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라톤 대표 선발전 외압 의혹"… 육상연맹이사회 격론

  • 입력 2000년 4월 4일 19시 40분


“올림픽대표 선발규정을 정할 때 없던 대회를 어떻게 국가대표선발전에 포함시키는가.”

한국체육대는 4일 대한육상연맹이 9일 열릴 제1회 전주-군산마라톤대회를 올림픽대표선발전에 포함시킨 데 대해 강력하게 항의했다.

김복주 한국체대교수 겸 육상연맹이사는 이날 소집된 육상연맹 이사회에서 “지난해 10월 7일 육상연맹 이사회에서 결정된 올림픽 선발규정은 분명히 조선일보마라톤, 전국체전, 동아마라톤의 3개 대회를 전제로 선발전 기간(99.10.1∼2000.4.30)을 정했기 때문에 뒤늦게 승인을 받은 전주-군산대회의 선발전 포함은 무효”라고 주장했다.

김교수는 “당시 이사회에서 분명히 3개 대회를 거론하며 기간을 정했다”며 “당시 이사회 녹음테이프를 공개하라”고 요구했다.

이에 대해 연맹 이사회는 “당시 이사회에서는 기간만 정했기 때문에 전주-군산대회는 선발전에 포함된다”고 밝혔고 이규섭 육상연맹 사무국장은 “당시 녹취록은 녹음이 지워져 공개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지난해 4월과 8월에 있었던 이사회 녹취록과 전주-군산대회를 승인한 올 1월 이사회 녹취록은 보관돼 있음이 확인됐다.

정형균 한국체대 훈련처장은 “육상연맹의 무원칙한 전주 군산대회 승인은 선수들의 시즌운영 계획을 원천적으로 뒤흔든 것으로 원인 무효”라고 말했다.

또 많은 육상관계자들은 “정치권 실세의 외압성 로비에 의해 연맹이 전주 군산대회를 선발전으로 승인해준 걸로 안다”며 ‘정치권 외압의혹설’을 강하게 제기했다.

연맹은 이에 대해 “한국체대가 정남균의 올림픽 출전이 어려울 것 같자 문제삼고 나선 것일 뿐”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육상연맹 이사회에서는 격론 끝에 99년 10월1일부터 2000년 4월30일까지 벌어진 국내대회 최고 기록자에게 시드니올림픽 출전 티켓을 주기로 했다.

<김화성·김상호기자> mar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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