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업배구 드래프트 무산 위기…3개구단 불참 통보

  • 입력 1998년 12월 17일 19시 22분


대한배구협회가 추진해온 드래프트에 의한 선수 선발안이 도입 초기부터 난관을 맞고 있다.

배구협회는 18일 내년 졸업을 앞둔 남자대학 4년생을 대상으로 한 신인 선발 드래프트를 실시할 예정이지만 실업팀이 이를 거부할 의사를 굽히지 않고 있어 무산될 가능성이 커졌다.

현대자동차써비스 삼성화재 LG화재 대한항공 등 남자 실업 4개팀중 삼성화재를 제외한 나머지 3개팀은 이번 드래프트에 참여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삼성화재는 지난달 성균관대를 중퇴하고 삼성 입단 의사를 밝힌 신선호의 입단을 다른 구단이 인정하지 않고 있고 신진식 김상우 방지섭 등 주전들이 내년에 입대해야 하기 때문에 전력 보강 차원에서 드래프트를 포기할 수 없는 상황.

그러나 삼성화재 단독으로 드래프트에 나설 경우 다른 실업팀들이 삼성과의 경기를 포기하겠다고 결의, 삼성화재가 무리수를 두기는 어렵다.

실업 4개 구단 단장협의회는 최근 대한배구협회가 드래프트 1순위 선수엔 계약금과 학교지원금 4억원, 2순위 3억6천만원, 3순위 3억1천만원 등으로 정하자 “사회정서와 기업의 경영 환경을 도외시한 금액”이라며 드래프트를 거부하겠다고 공표했었다.

박병래 협회 전무는 “실업팀들이 드래프트 참가를 포기할 경우 일단 25일 개막하는 99배구슈퍼리그를 치르면서 절충안을 마련하는 방안을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매년 슈퍼리그에서 남자대학 4년생들은 졸업하기 전에 가계약한 실업구단에서 뛰어 왔으나 드래프트가 무산될 가능성이 커짐에 따라 이번 슈퍼리그에서는 4년생들이 실업팀이 아닌 대학팀 소속으로 뛰는 사태가 벌어질 전망.

박전무는 “실업과 대학팀의 의견이 팽팽히 맞서고 있지만 1순위 계약금에는 어느 정도 합의가 이뤄진 만큼 조만간 합리적인 드래프트안이 마련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권순일기자〉stt7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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