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궁]「금맥캐기」 훈련…3m 높이서 활쏘기 연습

  • 입력 1998년 9월 3일 19시 03분


다리에 힘이 풀린다. 맥박수 1분에 1백30회 이상. 얼굴이 붉어지고 어깨에 힘이 들어가 활이 떨린다. 갑자기 오줌도 마렵다.

이는 양궁선수들이 사대에 섰을 때 느끼는 상황. 연습 때 펄펄 날던 선수들이 대회에서 죽을 쑤는 것은 바로 이같은 ‘실제상황’을 이겨내지 못하기 때문이다.이 ‘실제상황’을 연습 때도 느낄 수 있는 새 훈련법이 나왔다. 이른바 고공슈팅.

양궁 후보선수 전임지도자 백웅기씨가 개발한 이 훈련법은 3m 높이의 사대 위에서 활을 쏘는 것. 사다리를 기어올라 다이빙의 스프링보드처럼 삐죽 나온 발판위에 서야 한다.

사대의 넓이는 한 사람이 겨우 설 정도. 아래를 내려다보면 저절로 다리가 후둘거려 처음엔 균형을 잡기조차 쉽지 않다. 여기서 활을 당겨야 하니 선수들이 진땀을 흘릴 수밖에….

10차례 사대에 올라가 활을 쏴봤다는 진순영(원주여고1년)은 “처음엔 가슴이 떨리고 자세가 흔들려 기록이 엉망이었다”고 털어놨다.

백씨는 “종전의 더블라운드나 그랜드FITA방식과는 달리 12발 또는 18발로 승부를 가리는 올림픽라운드에선 한발만 실수하면 끝장”이라며 “경기 때와 비슷한 상황을 훈련 때도 연출해 실제상황에서 흔들리지 않도록 하는 것이 고공슈팅의 목적”이라고 말했다.

후보선수들이 이 훈련을 시작한 것은 7월31일. 이어 지난달 열린 제19회 화랑기 대회 30m에서 하나영(공주여고)이 만점인 3백60점을, 전병영(병천고)은 만점에서 1점 모자란 3백59점을 쏘았다.

〈원주〓최화경기자〉bbchoi@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