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6스포츠명암/농구]재기한 서장훈-술병난 허재

  • 입력 1996년 12월 20일 19시 37분


「權純一기자」 「골리앗」 서장훈(22·연세대·2m7)에게 지난 여름은 무척 길고도 지루했다. 애틀랜타올림픽 농구 경기를 TV로 지켜보면서 한국팀의 참패에 잠못이루는 무덥고도 짜증나는 밤을 보내야 했던 것. 태극마크를 달고 올림픽무대에서 뛰는 것을 소망으로 삼았던 서장훈. 그는 대한농구협회의 「괘씸죄」에 걸려 올림픽 대표팀에서 탈락하고 말았다. 1년간의 미국 유학생활을 끝내고 지난 3월 귀국한 뒤 신생 진로농구단의 지명을 거부하며 남자실업농구연맹을 상대로 법원에 소송을 제기, 미움을 샀던 것. 『서장훈은 한물 갔다』는 악평속에 이를 악문 그는 훈련에 더욱 박차를 가했고 덩치만 큰게 아니라 재치도 있는 「골리앗」으로 탈바꿈했다. 지난 10월 상해에서 벌어진 제2회 아시아청소년(22세이하)농구선수권대회는 서장훈의 화려한 복귀를 알리는 재기무대. 서장훈이 이끄는 한국은 홈팀 중국과 대만 등을 물리치고 아시아 정상에 우뚝 섰다. 또 서울에서 개최된 96국제대학농구올스타전에서는 호주 미국 캐나다 등 농구본고장의 꺽다리들을 상대로 「골리앗 센터」의 위력을 과시하며 최우수선수로 뽑혔다. 체력훈련으로 몸무게가 4㎏이나 줄어 몸놀림이 빨라졌고 중거리슛이 한층 정확해져 득점력이 볼라보게 향상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 「농구천재」 「농구9단」 「농구박사」…. 그동안 온갖 영광의 칭호로 떠받들어지던 농구계 최고의 슈퍼스타 허재(31·기아자동차).천부적인 재능과 감각으로 코트를 누벼왔던 허재는 올해 「좋아하는」 술 때문에 망신살이 톡톡히 뻗쳤다. 지난 8월 애틀랜타 올림픽에서의 음주파동으로 중징계를 받았던 그는 지난달 23일 음주운전을 하다 사고를 낸 뒤 친구에게 모든 걸 맡기고 뺑소니를 친 혐의로 철창신세를 졌다. 지난 17일 보석으로 일단 풀려났으나 1년형을 구형받은 상태로 외부와의 접촉을 완전히 끊고 있다.기아자동차의 한 관계자는 『구치소에 있을 때 허재에게 면회를 갔더니 큰 덩치를 들썩이며 흐느끼는 게 참 안됐더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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