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급진단-추락하는 한국축구]기술도입 없인 발전 없다

  • 입력 1996년 12월 20일 08시 15분


「李賢斗기자」 이제 다시 시작해야 한다. 98 프랑스 월드컵 본선진출과 2002년 월드컵의 상위권 진입을 위해서는 한국축구가 바뀌어야 하고 고쳐져야 한다. 한국의 이번 아시안컵 참패는 축구기량만이 아니다. 선수들의 정신력해이, 코칭스태프의 선수관리부재, 무력한 협회 행정력 등 여러가지 문제가 얽히고설킨 것이어서 이에 대한 정밀한 분석이 뒤따라야 한다. 이같은 국내여건이 개선되지 않으면 월드컵본선 4회연속진출은 물론 아시아권에서조차 2류국가로 전락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시급한 과제는 무엇인가. 우선 방만한 대표팀 운영을 지양, 한국축구의 질을 높여야 한다. 이를 위해선 국내지도자들과 선수들이 선진기술을 받아들일 수 있도록 보다 문호가 개방돼야 한다. 특히 기량이 정상에 오른 선수들보다는 긴 안목에서 꿈나무들에 대한 축구유학의 문을 크게 넓혀 나가야 한다는 것. 또 국내지도자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자존심을 버리고 외국의 유능한 지도자로부터 과학적이고 체계적인 훈련방법을 배워야 한다. 이번 아시안컵 4강을 석권한 중동축구의 발전은 바로 외국의 우수지도자 초빙에서 비롯됐다고 해도 지나친 말은 아니다. 한국도 그동안 비쇼베츠감독 등 몇차례 외국인 지도자를 초빙하긴 했으나 축구인들이 이들에 대한 배타적인 감정을 드러내며 앞선 기술을 제대로 수용하지 못했다. 또 대표팀 전력의 바로미터가 되는 국내프로리그의 활성화와 전용구장확보 등 시설을 확충해야 한다. 대표팀 전력의 안정을 위해 상비군제도와 대표전임감독제가 부활돼 장기적인 안목에서의 발전책이 강구돼야 한다는 것. 여기에 불화와 반목이 끊이지 않는 한국축구가 이번의 참패를 거울삼아 이제야말로 하나의 목표를 향해 머리를 맞대는 일치된 모습을 보이는게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한국축구가 아시아의 정상,세계의 상위권에 다시 진출할 수 있을 것인가. 그것은 한국축구가 어떻게 선진기술을 접목하고 축구인구의 저변 확대를 위해 노력하느냐에 달려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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