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이종범-박재홍 『잠실서 명예회복』 새각오

  • 입력 1996년 10월 22일 20시 04분


「李 勳기자」 이름깨나 날린다는 야구전문가들의 예상이 처음부터 끝까지 하나도 맞지않은 올시즌 프로야구. 정규리그 4강팀부터 시작해 준플레이오프 플레이오프를 거쳐 한번도 「정답」을 맞히지 못했던 이들 전문가들이 한국시리즈에서 내린 또 한 가지 빗나간 예상은 해태 이종범(26)과 현대 박재홍(23)의 활약이다. 「고개숙인 대포」 「빛좋은 개살구」 「물방망이」…. 연일 이들을 빗대어 신문에 오르내리는 굵직한 제목들을 보면서 얼굴이 붉어지기 는 선수 자신뿐 아니라 이들의 맹활약을 예언했던 야구전문가들도 마찬가지. 이번 한국시리즈에서 해태 이종범은 4차전까지 14타수 2안타에 타율 0.143을 기록 중이다. 평소같으면 「왼손」으로 쳐도 나올만한 성적. 올시즌 「30―30」클럽에 가입한 「괴물 신인」 박재홍은 어떤가. 15타수1안타에 타율 0.067. 1차전에서 기록한 솔로 홈런 1개가 때려낸 안타의 전부다. 광주일고 선후배 사이로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 2루를 훔칠 수 있는 빠른 발을 지 녔다는 이들이 기록한 도루는 4차전까지 이종범이 2개, 박재홍이 1개. 「하늘을 봐 야 별을 딴다」는 말처럼 1루에 나가야 도루든 뭐든 할텐데 도무지 대책이 없는 「 총체적 난국」이다. 이들의 부진은 무엇 때문일까. 우선 상대 투수들의 집중적인 견제와 중책을 맡고 있다는 심리적 부담이 가장 큰 원인. 「박재홍만 잡으면…, 이종범의 출루만 막는다면…」이라는 필사적 사명을 띠 고 마운드에 오른 투수들은 차라리 4구를 내주는 한이 있더라도 이들에게 결코 좋은 볼을 주지 않는다. 때문에 이들 모두 4구에 관한 한 팀내 최다. 이종범이 5개, 박재홍이 2개를 기록 중이다. 평소보다 스윙폭이 커진 것도 부진의 원인. 이는 욕심을 낸다는 얘기다. 좋은 볼 도 주지않는 판인데 어깨에 힘이 잔뜩 들어간 방망이에 볼이 맞을리 없다. 그러나 「썩어도 준치」라는 말처럼 이들 없이는 어느 팀도 우승을 장담할 수 없 는 형국. 그리고 무대는 이제 잠실로 옮겨졌다. 잠실구장은 이종범이 지난 93년 한국시리즈에서 MVP에 선정됐던 영예의 장소이며 박재홍으로선 지난 9월 기념비적인 시즌 30번째 홈런을 때려낸 곳. 명예회복을 노리는 이들 「야구천재」들의 잠실벌 활약에 기대가 모아지고 있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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