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전업체 창업주 며느리에 87억 뜯은 ‘가짜무당 조말례’ 중형

  • 동아일보
  • 입력 2026년 7월 14일 17시 33분


1심, 가스라이팅 부부에 20년·17년 선고

법원. 동아일보DB
법원. 동아일보DB
가상의 무속인을 내세워 피해자를 ‘가스라이팅’(심리적 지배)해 약 87억 원을 뜯어낸 부부 일당이 1심에서 나란히 중형을 선고받았다.

서울남부지법 형사합의13부(부장판사 서보민)는 14일 오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상 사기·공갈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장모 씨(49)와 심모 씨(47)에게 각각 징역 20년과 징역 17년을 선고했다. 또 재판부는 이들이 공동으로 피해자로부터 뜯어낸 돈 83억9405만 원, 장 씨가 단독으로 뜯어낸 4억5900만 원을 올해 3월 27일부터 갚는 날까지 연 5% 이율로 배상하고 성폭력 치료프로그램을 40시간 이수하라고 명령했다.

장 씨 부부는 2018년 학부모 모임에서 만난 재력가 유모 씨에게 “장애를 가진 자녀를 치료해 줄 수 있는 용한 무속인 ‘조말례’를 안다”며 접근한 뒤 돈을 뜯어낸 혐의를 받는다. 유 씨는 모 가전 업체 창업주의 며느리로 알려졌다. 그러나 조말례는 사실 부부가 만들어 낸 가상의 인물이었고, 부부가 직접 문자 등 비대면으로 유 씨와 소통하며 조말례 행세를 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유 씨가 장 씨에게 말한 각종 정보를 바탕으로 조말례가 ‘신기’를 갖고 있는 것처럼 위장했던 것.

이들은 이후 믿음이 강해진 유 씨로 하여금 성적 동영상을 촬영하게 하고 이를 가족에게 알리겠다고 협박하는 방식 등으로 77억 원을 빼앗은 혐의를 받는다. 또 투자 담보라고 속여 10억 원 상당의 아파트 지분을 빼앗은 혐의도 있다.

재판부는 “(피고인들이) 범행의 수단과 방법을 사전에 치밀하게 계획하고 실행한 것으로 보이고, 피해자는 이 사건 범행으로 재산 대부분을 잃고 상당한 정신적 고통을 호소하고 있으며, 배우자와 이혼하는 등 가정이 파탄났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그러면서 “피고인들이 피해 회복을 위해 노력한 정황이 보이지 않고 피해자가 엄벌을 원하는 중”이라며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가스라이팅#무속인 사기#특정경제범죄#피해자 배상#재판 선고#심리적 지배
© dongA.com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트렌드뉴스

트렌드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