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성존 대한전공의협의회 비상대책위원장이 18일 서울 용산구 대한의사협회 회관에서 열린 임시대의원총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5.08.18. [서울=뉴시스]
대구에서 건물에 추락한 10대 여성 청소년이 병원을 찾지 못해 숨진 일명 ‘응급실 뺑뺑이’ 사건과 관련 당시 환자 치료를 거부했던 의사 2명이 검찰에 송치되자 전공의 단체가 반발하고 나섰다.
19일 의료계에 따르면 대구경찰청 광역범죄수사대는 지난 4월 대구지역 대형병원 소속 의사 2명을 응급의료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불구속 송치했다.
경찰에 따르면 의사 A씨 등 2명은 2023년 3월께 4층 건물에서 추락한 B(당시 17세·여)양이 119구급차에 실려 근무 중이던 응급실에 이송됐지만 치료를 하지 않은 채 다른 병원으로 보낸 혐의를 받고 있다. B양은 사고 당시 대구지역 8개 병원을 돌아다니다가 치료를 받지 못해 숨졌다.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는 성명을 통해 “구조적 한계 속에서도 현장을 지킨 전공의를 검찰에 송치한 결정에 깊은 유감을 표한다”고 말했다.
대전협은 “이번 송치는 대한민국 미래 의료의 희망의 불씨마저 꺼뜨리는 결정”이라며 “응급환자를 수용하지 못하는 응급실 미수용의 본질은 개별 의료진의 태만이나 악의가 아니라 배후 진료 역량의 고갈과 왜곡된 의료 전달체계가 누적돼 만들어낸 시스템의 실패에 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아직 수련과정에 있는 피교육자 신분의 전공의에게 이러한 구조적 재난의 형사적 책임을 지우는 것은 그날 현장을 지킨 젊은 의사에게 지극히 가혹하고 부당한 일”이라며 “전공의는 병원의 인력과 시설을 운용할 최종 권한을 갖고 있지 않음에도, 최일선에서 환자를 맞이한다는 이유만으로 법적 처벌의 부담을 떠안고 있다”고 말했다.
대전협은 생명을 살리겠다는 사명감 하나로 젊은 날들을 버텨온 전공의들에게 과도한 법적 부담마저 전가한다면, 젊은 의사들은 끝내 응급실과 중환자실 곁을 떠나고 말 것이라고 지적했다.
대전협은 향후 논의될 ‘의료사고 피해구제 및 의료분쟁 조정 등에 관한 법률’(의료분쟁조정법)에 의료진이 안심하고 최선의 진료에 임할 수 있는 확고한 법적 안전망이 반드시 마련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대전협은 정부와 국회에 ▲전공의에 대한 과도한 법적 책임 전가 중단 ▲응급의료 인프라 확충 및 전공의 법적 보호의 국가 책임화 ▲의료분쟁조정법 내 실효성 있는 의료사고 안전망 강화 등을 요구했다.
한성존 대전협 회장은 “필수·응급의료 과정에서 발생한 의료사고에 대해서는 의료진의 형사 책임을 면제하도록 의료분쟁조정법 등 하위법령에 실효성 있게 명문화해 달라”며 “의료사고심의위원회 산하에 전문가 중심의 판단 기구를 구축해 현장 의료진이 안심하고 진료할 수 있는 실질적인 안전망을 마련해 달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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