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험지 훔쳐 딸 전교 1등 만든 엄마…“반성문 20회 제출” 2심서 감형

  • 동아일보
  • 입력 2026년 5월 29일 21시 21분


학부모와 공모해 시험지를 유출한 혐의로 기소된 기간제 교사가 선고 공판을 위해 대구지법 안동지청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2026.1.14/뉴스1
학부모와 공모해 시험지를 유출한 혐의로 기소된 기간제 교사가 선고 공판을 위해 대구지법 안동지청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2026.1.14/뉴스1
딸의 성적을 위해 기간제 교사에게 돈을 주고 고등학교 시험지를 훔치도록 한 50대 엄마와 해당 교사가 항소심에서 감형 받았다. 재판부는 이들이 20여 차례 반성문을 제출한 점 등을 고려했다고 밝혔다. 딸은 유출된 시험지로 전교 1등을 유지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대구지법 제4형사부는 29일 특수절도·야간주거침입절도 등 혐의로 기소된 학부모와 기간제 교사의 항소심에서 원심을 파기하고 각각 징역 3년 4개월, 징역 4년 4개월을 선고했다. 기간제 교사에게는 추징금 3150만원도 명령했다.

앞서 1심은 학부모에게 징역 4년 6개월, 기간제 교사에게 징역 5년과 추징금 3150만원을 선고했다. 두 사람은 형이 무겁다며 항소했다.

재판부는 이들이 “시험의 가치를 훼손하고 공교육에 대한 신뢰를 흔들었다”면서도 “유사 사건에서 선고된 형량과 구금 생활을 통해 잘못을 반성하는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했다”며 감형 이유를 밝혔다.

이들은 2023년부터 공모해 학교에 여러 차례 무단 침입하고 정기 지필시험 시험지를 빼돌린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기간제 교사는 이 학교에 근무하면서 해당 학생에게 불법 과외를 하면서 시험지를 제공했고, 그 대가로 총 3150만 원을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학부모는 여고에 재학 중인 딸의 내신 성적을 올리기 위해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파악됐다. 해당 학생은 유출된 시험지라는 사실을 알고도 문제와 답을 미리 외운 뒤 시험을 치렀으며, 이후 전교 1등을 했다.

이들의 범행은 시험지를 빼내려던 과정에서 학교 경비 시스템이 작동하면서 드러났다.

항소심 재판부는 학부모에 대해 “학교 측에 일정 금액을 공탁한 점 등을 고려했다”고 밝혔고, 기간제 교사에 대해서는 “학생들을 지도해야 할 위치에서 범행에 가담하고 금품까지 수수한 점은 죄질이 무겁다”면서도 “수사에 적극 협조한 점 등을 참작했다”고 설명했다.

딸은 위계에 의한 업무방해 혐의로 1심에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 받고 항소하지 않았다.

사건이 발생한 학교는 학년별 학급 수가 많지 않은 소규모 학교로, 상위 등급 인원이 제한돼 내신 경쟁이 치열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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