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상청 “평년 이상 더울 확률 90%”
고기압이 고온-다습한 바람 몰고와
호우도 잦아 ‘동남아 기후’ 가속화
서울 송파구 석촌호수 사거리에서 양산을 쓴 시민들이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 2025.08.25 뉴시스
올여름도 푹푹 찌는 역대급 ‘찜통 더위’가 예상된다. 지구 곳곳의 바다가 펄펄 끓고 있는 탓이다. 뜨거운 뙤약볕에다 게릴라성 ‘극한 호우’까지 잦아질 것으로 전망돼 한국 날씨의 ‘동남아화’가 더 빨라지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22일 기상청이 발표한 ‘3개월 전망’에 따르면 올여름(6∼8월) 기온은 평년(1991∼2020년 30년 평균)보다 높거나 비슷할 확률이 90%로 나타났다. 우리나라 여름철 기온에 영향을 주는 북태평양과 북인도양의 해수면 온도가 평년보다 1도가량 높은 상태이기 때문이다.
고온의 북태평양에서 열이 계속 공급되면 강력해진 북태평양고기압이 한반도에 뜨겁고 습한 바람을 불어넣는다. 동시에 대기 상층을 고기압이 덮어 구름 없는 쨍쟁한 하늘이 계속되고 일사량도 크게 늘어나게 된다. 습도가 높은 상황에서 ‘땡볕 더위’까지 덮친다는 뜻이다.
올여름 비도 상당한 양으로 내릴 것으로 예상됐다. 기상청은 6∼7월 강수량이 평년보다 대체로 많을 것으로 내다봤다. 북태평양과 북인도양의 해수면 온도가 높아 비구름의 재료가 되는 수증기가 한반도에 대량 유입될 수 있어서다. 올봄 티베트 고원의 눈 덮임이 평년보다 많았던 점도 강수량 증가 요인으로 꼽힌다. 티베트고원에 눈이 많이 쌓이면 여름철 동아시아 상층의 기압골이 강화돼 한반도 주변에 비구름대가 더 자주 만들어질 수 있다. 장마철에 넓은 지역에 꾸준히 내리는 비뿐만 아니라 특정 지역에 짧은 시간 강하게 쏟아지는 ‘게릴라성 호우’도 잦아질 수 있다는 뜻이다.
한반도 주변 바다가 뜨거워지면 밤에도 기온이 잘 떨어지지 않고 동시에 바다에서 증발한 수증기가 많이 유입돼 지난해 여름 잦았던 ‘극한 호우’의 가능성이 커진다. 올여름 우리나라에 영향을 주는 태풍은 평년 수준인 2.5개 수준일 것으로 예측됐다.
전 세계적인 기온 상승을 유발하는 ‘엘니뇨’(적도 부근의 수온이 비정상적으로 올라가는 현상)가 발생할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미국 국립해양대기청(NOAA) 등은 이번 엘니뇨가 가을쯤 ‘슈퍼 엘니뇨’ 수준으로 발달할 수 있다는 경고도 내놨다. 기상청은 “여름철 열대 중·동태평양의 해수면 온도가 점차 높아져 엘니뇨 상태로 바뀔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이미선 기상청장은 “올여름은 이상고온과 집중호우 등으로 인한 피해 발생 우려가 있다. 폭염중대경보, 열대야주의보 긴급재난문자를 신설하는 등 기상 재해 예방에 노력을 다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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