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신안군이 고수온 등 기후 변화에 대응해 해상 가두리 양식 어종을 전환하기로 했다. 반복되는 여름철 고수온 피해가 일시적 재난이 아닌 상시적 위험이 되면서 양식 방식 자체의 전환이 불가피해졌기 때문이다.
지난해 여름 전남 신안군 흑산면에서 고수온으로 집단 폐사한 조피볼락(우럭)이 해상 가두리양식장에 떠 있다. 신안군 제공
26일 신안군에 따르면 2021년부터 지난해까지 고수온 피해를 본 470어가에 총 141억 원의 재난지원금이 지급됐다. 매년 수온 상승이 반복되면서 피해 규모도 누적되고 있다. 특히 문제는 주력 양식어종인 조피볼락(우럭)에 대한 높은 의존도다. 그동안 조피볼락 피해 재난지원금은 42억 원으로, 전체 재난지원금의 30%를 차지했다.
조피볼락은 대표적인 냉수성 어종으로, 수온 변화에 민감하다. 적정 생존 수온은 15~20도 내외이며 25도를 넘어가면 스트레스가 급격히 증가한다. 한계 수온으로 알려진 28도에 근접하면 산소 요구량은 늘어나지만 해수 내 용존산소는 감소해 질식 위험이 커지고 면역력이 떨어지면서 폐사율이 높아진다. 여름철 장기간 고수온이 지속될 경우 집단 폐사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신안군이 대체 어종으로 검토 중인 농어, 감성돔, 부세 등은 상대적으로 고수온 적응력이 높은 어종으로 분류된다. 농어는 광온성 어종으로, 수온 10도에서 30도 범위까지 비교적 안정적인 생존이 가능하다. 감성돔 역시 연안 환경 변화에 대한 적응력이 높은 편이다. 부세 또한 고수온기 성장성이 유지되는 특징이 있다. 이들 어종도 극단적인 수온 상승에서는 영향을 받지만 조피볼락에 비해 피해 임계점이 높고 회복력도 상대적으로 크다는 게 신안군의 설명이다.
신안군이 3억 원을 투입해 추진하는 어종 전환 사업은 이러한 생물학적 특성을 기반으로 한다. 단일 품종 중심의 양식 구조에서 벗어나 다품종 복합 양식 체계를 구축해 특정 어종에 집중된 수온 상승에 따른 피해를 줄이겠다는 전략이다.
이는 ‘재난 대응’에서 ‘사전 적응’으로 정책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그동안은 피해 발생 이후 보상에 초점이 맞춰졌다면 이제는 피해 자체를 줄이는 구조적 대응으로 전환하고 있는 것이다. 단일 어종 중심 양식은 관리가 쉽고 초기 투자 부담이 적다는 장점이 있지만 기후변화와 질병 등 외부 변수에 취약하다. 반면 다품종 양식은 기술과 관리가 복잡해지는 대신 리스크 분산과 시장 대응력이 높아진다.
과제도 적지 않다. 어종 전환에는 종자 확보, 사료 체계, 양식 기술 축적, 판로 개척 등 전 과정에서 추가 비용과 시간이 필요하다. 특히 기존 조피볼락 양식에 익숙한 어가가 새로운 어종에 적응하기까지는 시행착오가 불가피하다. 따라서 시범 양식 성공 사례를 얼마나 빠르게 축적하고 현장에 확산시키느냐가 정책 성패를 가를 핵심 변수로 꼽힌다.
신안군 관계자는 “기후변화가 바다의 환경을 바꾸고 있는 상황에서 어종 전환은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되고 있다”며 “고수온 피해를 줄이는 동시에 어가 소득을 높일 수 있는 지속 가능한 양식 모델을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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