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서 마약 치료… 청년 등 3391명 새삶

  • 동아일보

조기치료 창구 ‘동행의원’ 2년
서울 정신건강의학과 34곳 연결… 초기-경증환자 위주로 통원 치료
30대 58%로 최다… 20대는 39%
자치구도 예방-치료인프라 확충

서울시 ‘동행의원’ 사업에 참여 중인 조근호 정신건강의학과의원 원장이 지난달 27일 서울 광진구 자신의 병원에서 진료하고 있다. ‘동행의원’은 마약류 중독을 조기에 발견하고 치료받을 수 있도록 서울시가 지정·운영하는 정신건강의학과 의원 네트워크다. 이한결 기자
always@donga.com
서울시 ‘동행의원’ 사업에 참여 중인 조근호 정신건강의학과의원 원장이 지난달 27일 서울 광진구 자신의 병원에서 진료하고 있다. ‘동행의원’은 마약류 중독을 조기에 발견하고 치료받을 수 있도록 서울시가 지정·운영하는 정신건강의학과 의원 네트워크다. 이한결 기자 always@donga.com
“환자들이 오랫동안 약을 끊고 건강한 삶을 유지하고 있을 때 보람이 정말 커요.”

지난달 27일 서울 광진구 중곡동의 정신건강의학과 의원에서 만난 조근호 원장이 말했다. 조 원장은 2023년부터 서울시의 마약류 중독 치료 사업인 ‘동행의원’에 참여하고 있다. 동행의원은 서울시가 마약류 중독의 조기 치료를 위해 지정한 정신건강의학과 의원 네트워크다. 현재 서울 시내에는 조 원장의 병원을 포함해 총 34곳이 운영 중이다.

● 2년간 동행의원 이용자 3391명

동행의원 제도는 마약 중독 치료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2023년 9월 도입됐다. 전국에 마약류 중독 치료보호기관이 31곳 있지만, 이 가운데 서울 소재 기관은 단 2곳뿐이라 중독자들이 2, 3개월씩 대기하는 일이 빈번했다. 하지만 동행의원으로 마약 중독 치료 문턱이 낮아졌다. 9일 서울시에 따르면 2023년 9월부터 올해 7월까지 동행의원 이용자는 총 3391명으로 집계됐다. 월평균 약 250명이 동행의원을 찾은 셈이다.

동행의원은 특히 초기 중독 단계인 30대 이하 청년층을 중점적으로 치료한다. 온라인 커뮤니티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한 유통이 늘면서 청년층이 마약에 노출되기 쉬워졌기 때문이다. 최근 검찰, 관세청 등 마약 범죄 통계를 보면 적발 인원과 사건 수가 해마다 증가하는 추세로, 그중 20·30대 비중이 절반 안팎을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동행의원 이용자 역시 30대가 57.8%로 가장 많고, 20대(38.7%), 10대(3.5%) 순으로 청년층 비중이 압도적이다.

서울 시내 동행의원 34곳에 대한 정보는 서울시와 각 자치구 보건소, 한국마약퇴치운동본부를 통해 안내받을 수 있다. 서울시 홈페이지와 시·구 누리집에서도 확인이 가능하다. 서울시는 정신건강의학계와 협력해 표준화된 치료 지침을 보완하고, 더 많은 병·의원을 동행의원 체계에 편입할 계획이다.

강진용 서울시 보건의료정책과장은 “마약 중독의 조기 치료는 회복의 첫걸음”이라며 “동행의원은 중독자에게 가장 가까운 회복 창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중독자와 가족이 용기 있게 치료를 선택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 지역사회 전체가 회복을 돕는 구조를 강화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 서울 곳곳에서 ‘마약과의 전쟁’

서울 자치구들도 예방과 치료망 확충에 나서고 있다. 강남구는 지난달 강남구보건소에 ‘중독관리통합지원센터’를 개소했다. 강남권 최초의 중독 전문 지원기관이다. 그동안 서울시 중독센터는 강북권에만 3곳이 있어 강남권 주민의 접근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센터는 앞으로 3년간 서울성모병원이 위탁 운영하며, 6명의 전문 인력이 상담·치료·재활 지원과 지역사회 연계를 맡는다.

대학수학능력시험 이후 청소년 대상 예방 활동도 강화되고 있다. 영등포구는 12일까지 청소년 유해환경 점검·단속을 진행한다. 청소년 유해환경 감시단과 함께 영등포역·문래역 등 청소년 이용이 많은 지역을 중심으로 순찰하며, 업주들에게 청소년보호법과 마약류관리법 준수를 안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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