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거점 5조 원대 도박사이트 운영한 일당 검거

  • 동아일보

‘S벤더’ 사이트 제작·운영 범죄 조직도. 강원경찰청 제공
‘S벤더’ 사이트 제작·운영 범죄 조직도. 강원경찰청 제공
필리핀에 거점을 두고 5조 원대 불법 도박사이트를 제작·운영해온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강원경찰청 형사기동대는 6일 범죄단체조직, 도박공간개설 등 혐의로 14명을 검거해 7명을 구속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총책 A 씨 등은 지난해 9월부터 올해 3월까지 해외 유명 게임사의 카지노 영상을 불법 사이트에 연결해 운영총책들에게 분양하는 방식으로 7개월간 5조3000억 원 규모의 도박사이트를 운영한 혐의를 받고 있다.

A 씨는 2000년 도박공간개설 혐의로 수감된 뒤 출소 후 서버 임대업체로 위장한 사무실을 차리고 도박사이트 제작과 분양에 나선 것으로 조사됐다. 그는 2021년 11월부터 올해 3월까지 사이트 266개를 직접 제작해 하부 총책들에게 분양하고, 관리비 명목으로 월 300만 원과 게임머니(‘알’) 판매 수익을 챙긴 것으로 드러났다.

‘S벤더사’ 관리자 페이지. 강원경찰청 제공
‘S벤더사’ 관리자 페이지. 강원경찰청 제공
이들은 범죄수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지난해 9월 필리핀 현지에 ‘벤더사’를 세워 카지노 영상과 게임머니를 직접 공급받았다. 벤더사는 해외 게임사와 불법 도박사이트 사이에서 중개·유통 역할을 하는 구조로, 일당은 벤더사를 통해 하부 총책들에게 영상과 게임머니를 판매하며 도박 운영망의 최상단에 위치했다.

경찰은 구속된 B 씨를 추적하는 과정에서 범행 단서를 확보한 뒤 205개의 범행계좌와 텔레그램 대화 내용을 분석해 조직 구조와 자금 흐름을 밝혀냈다. 수사 결과 이들이 운용한 도박 사이트의 전체 거래 규모는 5조3000억 원에 달한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간부급 조직원 5명으로부터 4억8000만 원을 압수하고, 총 33억4650만 원의 범죄수익금을 기소 전 추징·보전했다. 해외로 달아난 조직원 2명에 대해서는 인터폴 적색수배를 요청했다.

강원경찰청 관계자는 “국민의 삶을 파괴하는 도박범죄에 대응하기 위해 전문 수사인력을 투입해 단속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불법 도박사이트#강원경찰청#필리핀 거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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