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북구의 한 음식점에서 손님이 주인 부부에게 흉기를 휘둘러 아내가 숨지고 남편이 중태에 빠지는 사건이 발생했다. 손님은 식당에서 평소 현금 결제 손님에게 제공하던 로또(복권)를 받지 못한 데 불만을 품고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 강북경찰서는 26일 오후 2시경 강북구 수유동의 한 감자탕집에서 주인 부부를 흉기로 공격한 혐의(살인 등)로 60대 남성 A 씨를 현행범으로 체포해 조사 중이라고 27일 밝혔다.
경찰과 인근 주민에 따르면 A 씨는 식사를 마친 뒤 계산 과정에서 주인 부부와 언쟁을 벌이다 범행을 저질렀다. 해당 식당은 평소 현금 결제 고객에게 1000원짜리 로또를 사은품으로 증정해 왔으나, 사건 당일에는 준비한 로또가 다 떨어진 상태였다. A 씨는 “로또를 주지 않으면 음식값을 깎아 달라”고 요구했고, 주인 부부가 이를 받아들였지만 A 씨가 다시 카드 결제를 고집하면서 시비가 이어진 것으로 조사됐다.
언쟁이 격해지자 A 씨는 주머니에서 흉기를 꺼내 주인 부부를 여러 차례 찔렀다. 부부는 피를 흘리며 식당 밖으로 달아났지만, A 씨는 뒤따라 나와 공격을 계속하려 했다. 인근 주민들과 피해 남편이 힘을 합쳐 그를 제압했고,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이 현장에서 체포했다. 당시 식당 안에는 손님 세 명이 있었으며, 피의자 제압과 119 신고를 도운 것으로 전해졌다.
피해 부부는 인근 병원으로 옮겨져 수술을 받았으나, 아내는 27일 오전 결국 숨졌다. 남편은 현재 중태로 치료를 받고 있다. 경찰은 한국 국적의 A 씨를 상대로 정확한 범행 경위와 동기를 조사 중이다.
인근 상인들은 충격에 빠졌다. 한 상인은 “그 부부는 장사가 잘 안 돼도 항상 밝게 손님을 맞던 분들이었다”며 “요즘 손님이 조금씩 늘던 참에 이런 일이 생겨 너무 안타깝다”고 말했다. 또 다른 상인은 “경기도 어려운데 이런 사건까지 겹쳐 동네 분위기가 무겁다”고 전했다.
경찰은 여성의 사망으로 A 씨의 혐의를 살인미수에서 살인으로 변경하고 27일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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