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묘·벌초후 고열 나고 피부엔 검은 딱지…‘이 질환’ 의심

  • 뉴시스(신문)

쯔쯔가무시병 환자, 매년 6000명…9~11월 집중
“예방 백신 아직 없어…진드기 접촉 차단 최선”
고열·두통·오한·피부발진 감기와 유사한 증상

추석 연휴를 1주일 가량 앞둔 28일 부산 금정구 영락공원을 찾은 시민들이 비가 내리는 궂은 날씨 속에서 성묘와 벌초를 하고 있다. 2025.09.28. [부산=뉴시스]
추석 연휴를 1주일 가량 앞둔 28일 부산 금정구 영락공원을 찾은 시민들이 비가 내리는 궂은 날씨 속에서 성묘와 벌초를 하고 있다. 2025.09.28. [부산=뉴시스]
추석 명절을 맞아 성묘와 벌초 등 야외 활동이 늘어나면서 ‘쯔쯔가무시병’ 위험도 함께 늘어날 수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쯔쯔가무시병’은 추석을 전후한 가을철 환자가 집중적으로 발생하기 때문에 예방 수칙을 철저히 준수하는 것이 중요하다.

6일 의료계에 따르면 ‘쯔쯔가무시병’은 진드기 유충에 물려 발생하는 급성 발열성 감염병이다. 이 병은 리케치아과에 속하는 세균인 ‘오리엔티아 쯔쯔가무시’에 감염돼 발생한다. 주로 풀이나 설치류에 기생하는 털 진드기가 사람의 피부를 물면서 이뤄진다. 농작업이나 벌초, 성묘, 도토리와 밤 줍기, 등산과 같은 일상적인 야외활동 중에도 쉽게 노출될 수 있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매년 약 6000명의 쯔쯔가무시증 환자가 발생하며, 대다수가 9월부터 11월 사이인 가을철에 집중적으로 발생한다. 최근 3년간 환자의 74.3%가 이 시기에 발생했다. 이는 진드기의 밀도가 평균기온이 20도 이하로 떨어지는 9월부터 증가하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지구온난화 등 기후변화로 털진드기 활동시기가 길어지면서 발생 기간도 확대되는 추세다.

주요 증상은 고열, 갑작스러운 두통, 오한, 근육통, 피부 발진 등으로 초기에는 감기와 유사한 증상을 보인다. 환자의 약 90%는 진드기에 물린 부위에 검은 딱지인 ‘가피’가 생긴다. 가피는 겨드랑이나 사타구니, 허리, 복부 주름 등 피부가 얇고 접히는 부위에 잘 발생한다. 가피는 감별하는 주요 단서가 되지만, 모든 환자에게 가피가 나타나는 것은 아니라 진단이 어려운 경우도 있다.

치명률 자체는 높지 않지만 치료가 지연될 경우 폐렴, 급성 신부전, 뇌수막염 등 중증 합병증으로 진행할 수 있으며, 고령자나 당뇨·심혈관질환 등 기저질환을 가진 환자는 특히 위험하다. 실제 국내에서도 치료가 늦어져 사망에 이른 사례가 보고된 바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야외활동 이후 두통과 발열, 오한 등 심한 감기 증세가 나타나거나 벌레에 물린 흔적이 확인된다면 지체하지 말고 가까운 의료기관을 방문해 진료를 받아야 한다.

쯔쯔가무시병은 현재까지 예방 백신이 개발돼 있지 않았기 때문에, 무엇보다 진드기와의 접촉을 차단하는 예방이 최선이다.

야외활동을 할 때는 긴 팔, 긴 바지, 장갑, 모자 등 보호복을 착용해 피부 노출을 최소화해야 하고, 기피제를 뿌리는 것도 도움이 된다. 풀밭에 직접 앉거나 눕지 않고 반드시 돗자리를 사용하며 야외 활동 후 착용한 옷은 바로 털어 세탁해야 한다. 또 피부가 접하는 무릎 뒤나 사타구니, 귀 뒤 등에 진드기 물린 자국이 있는지 확인하는 습관이 필요하다.

최재기 가톨릭대학교 부천성모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쯔쯔가무시병은 초기 증상이 흔한 감기와 유사해 쉽게 간과될 수 있다”며 “진드기에 물린 부위에 가피가 생기고 발열이 계속된다면 즉시 의료기관을 방문해 항생제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그는 “치료가 늦을 경우 합병증이나 사망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어 가벼운 증상이라도 방치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며 “다만 모든 진드기가 쯔쯔가무시의 병원체를 보균하고 있는 것은 아니므로, 진드기에 물렸지만 발열, 근육통 등의 전신증상이 없는 경우 의료기관 방문 없이 경과관찰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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