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절로’, ‘극락도 락이다’… 美NYT “한국 젊은이 불교 열풍”

  • 동아일보
  • 입력 2025년 10월 5일 15시 39분


‘2025서울국제불교박람회’와 ‘제13회 붓다아트페어’에서 파티인붓다 부스를 찾은 젊은이들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뉴스1
‘2025서울국제불교박람회’와 ‘제13회 붓다아트페어’에서 파티인붓다 부스를 찾은 젊은이들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뉴스1
최근 한국 젊은이들 사이에서 불교가 인기를 끌고 있다고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가 3일(현지 시간) 집중 조명했다. “극락도 락(樂·Rock)이다”, “부처핸접”을 외치며 불교 콘텐츠 바람을 일으킨 개그맨 윤성호(별명 ‘뉴진스님’)도 한 몫 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NYT는 단순한 일시적 열풍인지, 진지한 종교적 각성이 작용했는지 물음을 던지며 “스님들은 현재의 유행이 불교에 대한 더 깊은 관심으로 이어지길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NYT는 지난 8월 부산에서 열린 국제불교박람회 현장의 분위기를 흥미롭게 다뤘다. “대부분 20, 30대 젊은이들이 불상 열쇠고리, ‘닥치고 명상해’ 등 슬로건이 적힌 티셔츠 등을 차지하기 위해 몰려들었다”고 전했다. 김미진 씨는 “셔츠를 사려 왔는데 품절됐다”고 NYT에 전했다. 김 씨는 셔츠 대신 ‘중생들이여, 사랑합니다’라고 적힌 자석을 구입했다.

지난달 9일 서울 중구 동국대학교에서 열린 2025 불교문화대전에서 학생들이 불교문화 체험 부스를 찾아 연꽃 만들기를 체험하고 있다. 뉴시스
지난달 9일 서울 중구 동국대학교에서 열린 2025 불교문화대전에서 학생들이 불교문화 체험 부스를 찾아 연꽃 만들기를 체험하고 있다. 뉴시스
NYT는 한국에서 서울 다음으로 큰 도시인 부산에서 불교 행사가 열렸고, 젊은이들에 의해 불교가 새롭게 재해석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달 24, 25일 김천 직지사에서는 ‘나는 절로, 직지사’란 프로그램이 열린다. 직지사는 경북 지역의 대표적인 사찰인데, 케이팝 그룹 BTS 멤버 RM이 다녀가 유명새를 탔다. 여기서 젊은 남녀가 만나는 데이트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나는 솔로’를 패러디 한 ‘나는 절로’다. 젊은 남녀들이 인연을 찾기 위해 절에 모인다는 의미다.

랩퍼 치타와 뉴진스님
랩퍼 치타와 뉴진스님
이런 현상은 그간의 불교 상황을 돌이켜보면 다소 이례적이다. NYT는 많은 한국인들이 불교를 종교라기보다는 일종의 문화 유산으로 여기고 있다고 전했다. 또 2015년 한국 인구 중 불교도라고 밝힌 비율은 15.5%로 2005년보다 7%포인트 줄었다는 내용도 전했다. 더 이상 사람들의 삶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종교로써의 지위를 잃고 있다는 뜻이다.

지난달 11일 대구 북구 엑스코에서 개막한 ‘대한민국 불교문화 엑스포’를 찾은 관람객이 다양한 불교문화 기념품을 살펴보고 있다. 뉴스1
지난달 11일 대구 북구 엑스코에서 개막한 ‘대한민국 불교문화 엑스포’를 찾은 관람객이 다양한 불교문화 기념품을 살펴보고 있다. 뉴스1
전 세계적으로 상황은 비슷하다. NYT가 인용한 퓨리서치센터 연구에 따르면 세계 불교도는 2010년 3억4300만 명에서 2020년 3억2400만 명으로 줄었다.

때문에 각국의 불교 공동체는 다시 불교에 대한 관심을 높이기 위해 애쓰고 있다. NYT는 “일본은 승려들이 술집을 열고 패션쇼에 출연하고 있다”며 “일본에는 비트박스 승려, 대만에는 데스메탈 승려, 말레이시아나 인도네시아에는 록 그룹 승려들이 있다”고 전했다. 기독교 교회들이 ‘가스펠’ 등 젊은 감성의 찬양 노래들로 2030의 관심을 끌어올린 것과 비슷하다.

다만 NYT는 불교 관련 ‘굿즈’를 구입하기 위해 몰려들고, 관련 개그 콘텐츠에 환호하는 젊은이들이 진정으로 불교에 대해 관심을 가질지는 다소 미지수라고 평가했다. 이런 상황이 불교 부흥으로 이어지도록 만들기 위해 조계종 관계자는 “그들의 언어로, 그들의 눈높이에 맞춰 전달하려 노력한다”고 말했다.

#불교#한국 젊은이들#불교 콘텐츠 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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