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엄전후 尹과 통화 내용 檢진술
포고령 위반 의원 체포 지시 주장
尹 ‘국회 마비 시도 부인’과 배치
헌재, 내일 예정대로 10차 변론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의 핵심 증인으로 꼽히는 조지호 경찰청장(사진)이 “계엄 전후 윤 대통령으로부터 걸려온 6통의 전화 모두 결론적으로 국회의원 체포를 닦달하는 내용이었다”고 검찰에 진술한 것으로 파악됐다. 조 청장은 또 “국회 봉쇄를 해제하라는 지시를 받은 적 없다”는 진술도 한 것으로 나타났다. 조 청장은 20일 열리는 윤 대통령 탄핵심판 10차 변론기일에 증인으로 채택돼 있어 조 청장의 증언이 헌법재판소 선고에 결정적 영향을 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18일 법조계에 따르면 검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본부(본부장 박세현 서울고검장)는 조 청장으로부터 이 같은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국회로 들어가려는 국회의원들을 포고령 위반으로 체포하라는 지시를 윤 대통령이 조 청장에게 직접 했다는 것이다.
검찰 조사 결과 윤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3∼4일 비상계엄 선포 전후로 조 청장에게 6번 전화를 건 것으로 나타났다. 6통 중 2통은 국회의 계엄 해제요구안 의결 이후 걸려온 전화였다고 한다. 조 청장은 당시 통화에 대해 “국회는 (계엄) 해제 의결을 했으니 대통령이 계엄을 해제한다는 선포를 해야 될 것 아닌가, 그게 없어 (현장에) 봉쇄 해제를 지시 안 했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회 의결 이후 윤 대통령이 자신과 통화를 하면서도 국회 봉쇄 해제를 지시하지 않았다는 취지다. 검찰은 조 청장의 진술이 “국회의 기능을 마비시키지 않았다”는 윤 대통령의 주장과 배치된다고 보고 있다.
검찰은 또 육군수도방위사령부 소속 군사경찰(헌병) 관계자들이 국회 투입을 알고 있었던 것을 암시하는 내용의 통화 녹취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녹취에 따르면 비상계엄 선포 직후 수방사 김모 대령은 박모 대령에게 “역사의 한 순간에 있는 거 같다”고 말했고, 박 대령은 “일단 우리는 다 때려막는 거 아니겠습니까”라고 했다고 한다. 검찰은 이들이 국회 투입 사실을 미리 알고 있었던 것으로 보고 수사 중이다.
한편 헌재는 20일 윤 대통령 탄핵심판 10차 변론기일을 그대로 진행하기로 했다. 윤 대통령 측이 형사재판(공판준비기일)과 같은 날이란 이유로 변경을 요청했지만 받아들이지 않은 것이다. 다만 변론 시작 시간을 오후 3시로 1시간 늦췄다. 채택된 증인은 한덕수 국무총리, 홍장원 전 국가정보원 1차장, 조지호 경찰청장이다.
윤 대통령은 18일 열린 9차 변론기일에도 출석하기 위해 헌재에 도착했지만, 본인이 직접 의견을 낼 게 없다는 이유로 변론 시작 직전 서울구치소로 복귀했다. 이날 변론은 증인신문 없이 검찰 피의자신문조서 등 헌재가 채택한 증거를 조사하고 국회와 윤 대통령 측이 의견을 제시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댓글 0